등록된 날짜 2014년 05월 10일 (토)

인터뷰

티어파크는 규정하기 힘든 밴드이다. 멤버들도, 음악도 음악소비자인 우리가 보통 신인 밴드에게 우리 스스로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붙여버리는 꼬리표를 거부한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밴드를 한 장르에 가둘 때 우리는 그 밴드의 다양성과 고유의 특성을 해치고 만다. 이를테면 ‘고고플렉스’를 ‘글로-파이’ 라고 부르는 것은 그들이 ‘Washed Out’ 과 비슷한 사운드 일거라고 이해하게끔 해준다. 마찬가지로 ‘장난감 가게’를 ‘포스트락’ 이라고 하는 순간 우리의 뇌는 곧바로 ‘Explosions in the Sky’를 연상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런 미리 확립된 장르를 발판 삼아 새로운 음악을 이해하려고 하면 우리는 종종 그 편견의 막을 통해 그 음악을 듣게 된다. 따라서 그 밴드가 가지고 있는 사운드를 듣기보다는 우리가 머리 속에 규정해 버린 그 밴드의 사운드에 끼워맞춰 듣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이것이 아마도 새로운 장르들이 매일매일 분리되고 갈라지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밴드들은 그들 자신을 새롭고 아직 많이 쓰여지지 않은 꼬리표를 사용하여 관객의 편견을 피해간다. 티어파크는 딱 그런 밴드이다. 산만한 장르들의 과잉에서 노련하게 미묘한 빛깔들을 섞는, 이 밴드는 우리에게 전에 들어본 적 없는 음악적 경험을 선사한다. 카테고리에 넣을 수 없는 음악 스타일 뿐만이 아니라 티어파크의 멤버들은 두명의 미국인, 한 명의 벨기에인과 호주 교포로 이루어져 꽤 극명하게 나누어져 있는 음악 신의 어느 그룹에도 쉽게 집어넣을 수가 없다. 자립음악생산조합신, 아트록 신, 외국인 신 그리고 포스트록 신 까지 티어파크는 무리없이 종횡무진하며 공연하고 있다. 두인디가 티어파크의 리드 기타를 맡고 있는 조나단 제이콥슨과 만나 티어파크의 근황과 음악 신에 대한 그의 생각, 그리고 그에게 ‘성공적인 밴드’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간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티어파크 멤버들은 음악적으로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래서 멤버들 각자 고유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점이 티어파크의 사운드를 만드는데에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Jonathan Jacobson : 저는 그 점이 저희 음악에 가장 긍적적인 부분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또한 그로인해 저희 음악을 만드는 과정이 조금 어렵기도 하죠. 저희 모두 음악적으로 아주 다른 배경과 성향을 가지고 있거든요. 드러머 로랑과 베이시스트 네이쓴은 재즈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고 저는 클래식 음악을 공부했어요. 세희는 원래 어쿠스틱 싱어송라이터로 시작했구요. 이런 영향을 모두 합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 결과물은 음악 신에 유니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공연들을 하면서 특히 뮤지션들에게 좋은 호응을 많이 얻었는데 저희 스타일이 신선하게 다가가는 경우가 많았구요. 하지만 또한 이런 많은 영향의 섞임 때문에 어떤 아이디어를 하나의 곡으로 만드는 과정이 꽤 길고 지치기도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저희는 많이 싸웁니다.

그럼 그것이 티어파크의 사운드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요?

Jonathan Jacobson : 저희 모두 스타일이 다 다르지만 모두들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는 법을 찾았습니다. 말하자면 곡 전체를 위해서 개개인의 스타일을 약간 버리는 법이죠. 밴드 초창기에는 이것이 꽤 까다로웠지만, 점차적으로 저희 모두 각 곡을 좀 더 직관적으로 느끼면서 각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영역에서도 편안해지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잘 이루어 질 때는 정말 특별한 느낌이에요. 우리가 정말 전에 없었던 고유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있는 느낌이 랄까. 그 사운드는 보통 딱히 분류하기 힘들지만 저희는 아주 마음에 듭니다.

티어파크가 공연을 할 때 관객들이 경험했으면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말하자면, 사람들에게 티어파크의 음악이 어떤 영향을 가졌으면 하나요?

Jonathan Jacobson : 저는 관객들이 우리의 음악에 가지는 연결고리가 좀 더 개인적인 무엇이었으면 합니다. 음악적으로나 가사적으로나 저희의 음악이 하나의 스토리로서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항상 좀 더 깊은 감정들이 들어있어요. 저의 경우에는 그것이 항상 좀 더 본능적인 느낌으로 다가왔고 저희의 관객들도 그걸 공유했으면 합니다. 듣는 사람이 그냥 방방 뛰면서 머리를 흔들게만 되는 음악이 아니라 잠깐 멈추고 생각하게 되는 종류의 음악 말이에요.

그건 관객의 수 얘기를 하자면 좀 위험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보통 전형적인 록커들의 꿈은 ‘많이 알려지는 것’ 처럼 보이는데 그건 결국 명성과 돈과도 연결되는 것 이겠죠. 그렇다면 뮤지션으로써 티어파크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Jonathan Jacobson : 맞아요. 아직 확립되지 않은 장르의 음악을 하는 것이 저희의 여정을 힘들게 만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희 모두 성공에 대한 꿈도 있고요, 하지만 그건 꼭 명성과 돈에 국한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희는 저희가 음악적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느끼고 공연 때 관객 중 한명이라도 저희 음악에 강한 공감을 느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런 사람들이 가득찬 관객석 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공연하는 것 자체로 좋아요. 누가 억만금을 준대도 공연을 그만 할 생각은 없단 얘기죠. 저희는 공연하고 저희 음악을 공유하는 것이 좋아서 음악을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저희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나 돈이 생긴다면 그건 보너스라고 생각합니다.

모든장르와밴드가그렇게최초의공감대를형성하면서시작되는것이겠지요. 그래도어떤씬에서, 특히한국인디씬에서가장어려운점중하나는뮤지션들이그들의작품만을가지고도충분히생활할수있을만큼의팬덤을형성하는일인것같습니다. 그리고그럴수있는뮤지션들과아닌뮤지션들은마치마법모자속에서제비를뽑아선택되듯대중이없어좀혼란스러워보입니다. 조나단이보기에성공하는밴드와그렇지않은밴드들사이에어떤공통점이나이유가보이나요?

Jonathan Jacobson : 당연히 일단 열심히 해야되구요. 특히 본인이 혼자서 모든걸 다해야하는 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본인이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하죠. 그 밖에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는 제가 알고 있었다면 티어파크도 이미 잘 나가고 있겠죠? 대부분의 밴드들에게 팬덤을 형성하기란 힘든 게 사실입니다. 한국 인디 신에는 정말 재능있는 아티스트들과 뮤지션들이 많지만 그에 비해 찾는 관객이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서울에는 천만명이 넘는 인구가 있지만 토요일 밤에 절반도 안찬 클럽에서 공연을 보는 일이 허다합니다. 제 생각에 이것은 부분적으로 한국 대중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디’- 사실 대부분 완전히 독립적이지 않은- 의 개념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홍대에만 집중된 신과 다른 곳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도 있겠구요.

절반도 차지 않은 클럽에 대해 얘기하셨는데요, 뮤지션으로서 곡을 작업하고, 연습하고 하는 많은 준비를 하고나서 거의 텅빈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것은 어떤가요? 관객에 따라서 공연이 달라지나요?

Jonathan Jacobson : 물론 공연장이 꽉 차기를 바라죠. 하지만 저희의 가장 좋았던 공연 중에 사람이 거의 없었던 적도 꽤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작년 겨울에 저희가 다섯명의 관객 앞에서 연주했던 파우와우 공연이 기억나는데, 모두들 정말 편안했던 것 같습니다. 관객들이 무대에 같이 앉아서 공연을 즐겼는데, 정말 그렇지 않았다면 경험할 수 없는 순간들을 같이 나누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연주는 당연히 관객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그건 관객 수보다는 그들의 관심도에 달려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실내악 공연을 하면서 자랐기 때문에 관객이 적은 것에는 익숙해요.

티어파크는 최근에 셀프 타이틀의 데뷰 앨범을 발매한걸로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티어파크 사운드’ 가 정의하기 어려운 점에 대해서 얘기했는데요, 티어파크 음악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을 위한 입문 트랙으로 한 곡을 추천한다면요?

Jonathan Jacobson : 아마 저희가 가장 처음 쓴 ‘실베스터’ 라는 곡이 가장 좋을 것 같네요. 이 곡은 저희 곡 중에서 가장 스탠다드한 곡 구성을 가지고 있고 코드진행과 멜로디가 화성적 입니다. 저희가 처음 같이 연주하기 시작했을 때까지만 해도 제가 혼자 작곡을 거의 했었기 때문에 이 곡은 비교적 딘순한 형태 입니다. 그 이후 저희 멤버들 모두의 스타일이 합쳐지고 진화해서 점 점 더 프로그레시브한 포스트 락이 되었지만요.

많은 새로운 사람들이 저 만큼 티어파크 앨범을 즐거이 들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여기서 마지막 질문 인데요, 제가 제 주변사람들에게 늘 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조나단은 자기 자신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이를테면 자신이 딱 속한다고 느끼는 그런 장소를 찾은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자신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그 장소는 어디인가요?

Jonathan Jacobson : 글쎄요, 아무래도 저에겐 연주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제가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이고 그것 없이는 확실히 불완전할테니까요. 그리고 제 침대요. 이 앨범을 저희끼리 작업하고 나니 다들 피곤하긴 하네요.

정말 고된 작업이었을 것 같습니다. 새 앨범 발매를 다시한번 축하드리고요,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앨범 잘되기를 바랄게요!

Jonathan Jacobson : 감사합니다!

by Alex Ame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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