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4년 05월 10일 (토)

인터뷰

그들의 스플릿 CD 발매 파티에 앞서 (11월 16일, DGBD) 테이블 피플과 레 세일즈는 DoIndie [두인디]를 위한 독점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이것은 테이블 피플의 에릭 데이비스(Eric Davis)가 레 세일즈의 정대인을 인터뷰한 것이다.

1. 밴드 멤버들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프랑스에서 한국에 들어왔을 당시, 홍대에서 세련된 락 음악을 하기 위해 멤버들을 찾기위해 열심히 수소문 했었지요. 주변에 음악 하는 친구들의 소개로 드럼의 김지은과 베이스의 이동훈을 만났습니다. 마지막으로 메인 기타리스트를 찾는 것이 힘들어서 고생을 하던 중, 인터넷 음악사이트에 올린 광고글을 보고 황진민이 연락을 해 왔는데, 그 연락이 온 날이 제 생일날이어서 ‘이건 운명이야! 내 운명의 생일선물이야!’ 라고 신나 하던 것이 기억나네요.

2. 당신은 프랑스에서 자랐는데요. 그것이 당신의 음악 취향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또 그것이 한국에서만 음악을 해온 음악가들과 당신에게 어떤 차이점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나요?

제가 하는 음악은 락 음악인데, 사실 프랑스는 영미권 나라들에 비해 락씬이 활발한 편은 아니에요. 프랑스의 젊은이들은 힙합음악과 일렉트로닉 음악을 많이 선호하는 편이죠. 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고전(classic) 락 음악에 대해서는 깊은 이해가 있고, 기본적으로 음악시장이 훨씬 더 다양해요. 가끔 한국의 젊은이들을 보면, 소위 홍대 인디음악을 많이 듣는다는 친구들도 기본적인 락 명곡들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죠. 락음악을 좋아한다는 사람이, 또는 락 음악을 한다는 사람이 킹 크림슨이나 블록파티를 모른다면 그건 상당한 어불성설인데 말이죠.. 적어도 저는 그런면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기본소양은 갖추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3. 당신이 건축가가 되려고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절 당황스럽게 합니다.  그 직업은 상당히 분석적이라서 펑크 록 밴드를 이끄는 사람의 유형과는 잘 어울리지  않은 것 같거든요. 당신의 음악과 건축에 어떠한 연관성이라도 있나요?

둘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것 같아요. 아직 그 두 요소를 연결하는 예술적, 철학적 링크를 발견하기에는 제 소양이 많이 부족한 듯 하네요.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 음악과 건축은 기본적으로 제 생각의 표현 수단이라는 점에서 같아요. 음악, 특히 락 음악은 순간 몰입도가 매우 높고, 감정적인 감흥을 많이 불러 일으키지만, 그만큼 긴 텀으로 봤을땐 빨리 잊혀지는 것이 사실이죠. 건축은 좀 덜 자극적이지만 실제 우리 생활의 공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니 만큼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죠. 하지만 둘 다 '좀 더 괜찮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제 의지를 표현하는데 사용되는 표현 수단입니다.

4.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레세일즈는 어떻게 변화해왔나요? 이번 봄에 발매할 정규 앨범의 사운드는 어떤가요?

처음 이 밴드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모든 곡들의 어레인지를 제가 했었어요. 작사, 작곡, 편곡은 물론이고 제 부족한 실력으로 기타 솔로도 만들고 그랬죠. 그 당시에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정확한 기준점, 이상향 같은것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마음처럼 잘 풀리지 않았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저희의 곡 작업하는 방식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합주실에서 모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되었어요. 정말 이상적인 락 밴드의 곡 작업 방식이죠! 테이블피플과 함께 한 Doo Nyeon에 수록된 I'm listening이라는 곡은, 처음으로 모두가 참여해서 만들어낸 곡이어서 저희가 많은 애착을 가지는 곡입니다. 네명의 음악적 취향이 많이 다른데, 그 네가지 색깔이 서로 잘 녹아들어 일관성이 있는 음악이 나온다는 것이 참 신기해요. 저희의 정규 1집은 초창기의 저희와 오늘날의 저희를 잘 믹스매치 해놓은 앨범이 될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여정의 중간 보고서랄까요?

5. 레세일즈 멤버에 대한 깜짝 놀랄만한 사실이 있으면 이야기 해주세요.  드럼을 치는  지은이 킥 복싱을 하는 은행원이고 베이스를 연주하는 동훈이 공학 박사 과정 중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으니, 그것 말고 다른 걸로요.

사실 저희가 멤버들끼리 술도 많이 먹고 같이 있으면 늘 재밌게 지내는 편이라서 서로 매우 친해보이는게 사실인데요.. 사실 저희는 서로 그렇게 친하지가 않다는게(!) 나름대로의 서프라이즈라고나 할까요? 사실 저희는 음악으로 소통할때 서로 제일 익숙하기 때문에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다 알고있는 완전 친한 개구장이들 같지만 말이죠.

6. 레세일즈는 약 2년간의 밴드 경력을 가지고 있고 공연도 꽤 자주 하는데요. 그동안 했던 공연 중에서 가장 이상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지인의 초대로 남양주에 있는 한 청소년 페스티벌의 축하무대에 올랐던 적이 있어요. 그 지역 국회의원들이 주최하는 굉장히 건전한 문화제 같은거였는데, 중고등학교 댄스부, 밴드부 친구들이 무대에 쭉 오르고 저희는 마지막으로 축하공연같은것을 하는거였는데.. 깜깜한 한밤중에, 습한 지하 공간에서, 술취한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것에 익숙한 저희들로서는 대낮의 야외공간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중고생들 앞에서 연주를 하는것이 많이 어색했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학생들이 다소 익숙하지 않을 저희의 음악을 즐겁게 받으들여줬고, 저희도 너무 재미있게 공연을 끝마칠 수 있었지요.

7. Doo Nyeon에 수록된 4곡의 레세일즈의 노래의 녹음 과정에 대해서 들려주세요.  어떤 놀라운 것이 있었나요 아니면 기대했던 정도였나요?

사실 저희는 레코딩 경험이 많은 팀이 아니에요. 그래서 사실 Doo Nyeon 녹음을 앞두고 많이 긴장했던게 사실이었죠. 저희의 첫 데모 EP 녹음 당시 저희는 정말 절망적인 수준으로 우리의 연주력의 형편없음에 대해 깨닫게 됬었거든요... 그 당시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었기 때문에, 이번 녹음 들어가기 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어요. 하지만 사랑하고 친애하고 존경하는 Brad Wheeler 덕분에 Doo Nyeon은 너무나도 좋은 컨디션에서 녹음 할 수 있었어요. 기본적으로 트랙별 레코딩 아닌 라이브 레코딩을 통해서 저희가 평소 라이브때 연주하던 느낌을 많이 살릴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Brad가 너무나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서 정말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것 처럼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이 자리를 통해서 다시 한 번 Brad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8. 당신의 기타 줄에 있는 엘모 인형은 어디서 났나요?  더러워지기는 하나요? 따로 씻어주는 건가요?

지금도 그렇지만 레세일즈는 무대에서 멘트를 정말 못해요. 무슨 말을 해도 별로 멋있지도 않고 재밌지도 않죠. 레세일즈 초반에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곡과 곡 사이에 무슨 말을 해야할지 패닉이 올 정도였어요. 한번은 드럼의 지은이랑 명동을 돌아다니다가 한 편집 매장에서 앨모 인형을 발견했는데, 원래 의도는 멘트 못하는 저희들 대신 저 인형으로 복화술을 통해 멘트를 하게 하려고 했었어요. 심지어 한번 시도도 했었는데 (안녕하세요, 저는 앨모에요. 뭐 이런식으로...) 너무 반응이 별로여서 그 이후론 해본적이 없네요. 그리고 앨모는 한번도 빤 적이 없어요. 가끔 머리 스타일을 바꿔주기는 하죠.

9. 왜 레세일즈는 항상 영어로 가사를 쓰나요? 왜 한국어나 프랑스어가 아니죠?

가사는 주로 제가 다 쓰는 편인데, 락음악에 대한 리퍼런스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듣는 음악이 아무대도 영미권 음악이 제일 많다보니, 음악적 표현을 할 때도 영어가 더 편한것 같아요. 물론 저는 신중현, 데블스, 산울림, 송골매등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클래식 락도 많이 좋아하고, 90년대 후반부터 홍대의 인디씬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었어요. (제 CD진열장에는 각종  희귀한 1세대 홍대 음반들이 많이 있답니다) 저는 홍대 뮤지션으로서의 계보에 대해 많은 애착과 리스펙트를 가지고 있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한국어로 노래를 하는 대다수의 홍대 밴드들 중 제 기준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락 음악을 하는 밴드는 정말 손에 꼽는 것 같아요. 가사에 한국말을 붙이면 굉장히 쉽게 가요같은 느낌이 나는것도 영어가사를 주로 쓰는 큰 이유중에 하나죠. 송골매나 장기하 같은 뮤지션들은 타령처럼 한국말을 써서 입에 착착 감기는 노래들을 만들긴 하지만, 아쉽게도 저에게 그런 전통적인 의미의 한국스러움은 많이 부족한 것 같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불어는 정말 락음악과 어울리지 않는 언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프랑스 밴드들은 다 영어로 노래를 해요.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영어는 제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제가 영어로 가사를 쓰면 약간의 언어파괴적인 성향이 생겨요. 다다이스트적인 언어유희라고나 할까? 문법도 많이 무시하고 발음도 제 마음대로 바꾸면서 가사를 쓰는 그 프로세스가 저에겐 하나의 놀이에요. 예를들면 이런 식이에요. Starwars라는 저희의 곡 중에 Jet-set singer sold virginity/ No one knew that he was total bi. 라는 가사가 있는데 라임을 맞추기 위해서 bi(바이)를 비로 발음하는 거죠. 불어로는 bi를 비라고 발음하거든요.

10. 서울의 음악씬이 파리보다 유리한 점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파리의 음악씬이 서울보다 유리한 점은 무엇인가요?

앞의 질문에서도 말 했었지만 두 씬은 규모적으로 차이가 너무 많이 나요. 단순히 경제적인 규모로서가 아니라 리스너들의 폭과 음악적 기본지식에 있어서 그렇죠. 한국의 대중이 지적 호기심의 고갈 상태에 있는 것처럼, 리스너들도 너무 쉽게 판단하고 너무 편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요. 사회적인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받는 부분이겠지만, 말로만 다양성, 다양성을 외치지 실제로 자신의 삶에 다양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너무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홍대에서는 몇년간 신스(흔히 말하는 뿅뿅이)가 들어간 그 나물에 그 밥같은 시덥잖은 음악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사람들은 계속 그걸 좋아라 하죠. 그런 면에 있어서 파리지앵들은 기본적인 음악적 소양이나 음악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관대하죠.

하지만 서울, 그니까 홍대의 음악씬은 바로 홍대에요. 뉴욕의 윌리엄스버그나 도쿄의 시모키타자와와 비교할 수 있을 이런 공연 공간 밀집 구역은 파리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요. 홍대라는 지정학적으로 정의되어있는 공간에 수많은 라이브클럽들과 뮤지션들이 악기를 들고 돌아다니죠.  이런 구역을 가지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사실 엄청난 가능성이죠. 그 가능성에 대해서 수많은 홍대 피플들이 더 지각을 하고, 더 소중히 여기고, 계속해서 지켜나가다 보면, 정말 우리가 씬이라고 부를 수 있을법한 뭔가가 만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이건 제가 어찌 쉽게 말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하네요...

►►Part 1 (레 세일즈의 정대인이 테이블 피플의 에릭 데이비스(Eric Davis)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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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er : Eric Davis (Table People)
Interviewee : Cheong Daein (Les Sales)
Translation By : Patrick Connor / Jeehye Choi
Live Photo By : 장현우 (Hyun-Woo 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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