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7년 08월 08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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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지역과 지역을 음악이라는 다리로 서로 잇자는 의미의 ‘사운드 브릿지' 시리즈 공연을 위해 제주 씬 친구들인 사우스카니발과 디오디오가 서울로 올라왔다.

공연 기획 단계, 회의 도중 ‘사운드 브릿지' 공연에서는 원 프리 드링크 대신에 원 프리 감귤을 제공하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왔고 우리는 이 초복더위에 감귤을 어디서 어떻게 구할까 고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사우스카니발이 한라봉을 준비해주겠다는 게 아닌가. 결국 공연 전날 사우스카니발이 직접 공수해 보내준 제주 한라봉 70kg, 300개가 상상마당에 택배로 도착했다. 이런 멋있는 새럼들… 배포도 크셔라. 두인디 팀원들 모두가 말을 잇지 못했다. 무료 입장에 한라봉을 나눠주는 이런 공연이 세상 어디 있으랴. 이날 공연장 분위기도 매우 좋아서 자율기부가 진행됐다면 많은 금액이 모였을 것 같았다.

공연 당일 1시, 라인업에 오르는 아티스트들이 속속 도착하고 리허설이 진행됐다. 아티스트들 모두 음악감독과 차근차근히 소통하며 소리를 세심히 잡아가는 작업을 했다. 특히 고고스타의 리더 태선은 공연장 플로어에 내려와 맨 뒤와 구석구석까지 돌아다니며 소리를 들으면서 사운드체크를 했다. 오후 6시 30분, 입장이 시작되자 공연을 예매해준 300여명의 사람들이 공연장에 들어차기 시작했고 우리는 ‘픽미픽미! 한라봉' 쿠폰을 나눠주었다.

지난 2월에 홍대 프리버드를 찾아준 디오디오가 첫 순서로 무대에 올랐다. 바로 전날 디지털싱글을 발매한 디오디오는 편안한 마음으로 흔들흔들 춤출 수 있는, 청량하고 밝은 음악을 들려주는 모던 락 밴드다. 누군지 모르겠다면 몽키즈와 약간의 음악적 접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괜찮겠다. 이 장르에서 보컬이 베이스를 겸하는 밴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데, 디오디오는 메인 보컬리스트가 베이스를 연주한다.

고고스타는 명불허전의 내공으로 상상마당의 온도를 훅 끌어올려 주었고, 그에 못지않게 열광적인 팬들도 음악에 맞춰 점프하고 싱얼롱을 하며 미친 듯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고스타는 이번에 앨범을 냈다며 제주에서 불러 달라는 깨알 홍보도 잊지 않았다. ‘한잔 페스티벌~'을 외치며 스캥킹하는 분위기만 본다면 이들이 마지막 순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정도로 상상마당이 부서지도록 달렸지만, 아직 타임테이블의 절반밖에 오지 않았다는 것. 후반부부터는 미칠 듯한 스카의 향연이 시작됐다.

‘스카, 레게, 라틴 아프로-쿠바, 삼바, 살사…’ 제주의 아이돌 사우스카니발은 꽉 찬 사운드로 진정한 흥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몬딱 도르라(모두 함께 달리자)’ 신명나는 방언에 관객들은 괴성(?)으로 화답했고 무대 위의 사람들이 더 잘 노는지 무대 밑의 사람들이 더 잘 노는지 분간을 못할 지경의 거국적 춤판이 벌어졌다. 뒤이어 ‘만 스무 살'이 된 스카펑크 1세대, 레이지본이 8기통의 화력으로 공연의 대미를 완성시켰다. 레이지본의 보컬 준다이는 바로 전날 바이크 사고를 크게 당했음에도 ‘어찌됐든 공연은, 이거 하려고 세상 사는 건데 뭐. 안 할 이유가 없잖아요' 라고 외쳤다. 온 몸과 얼굴에 밴드 테이핑을 한 모습으로 무대를 누빈 그에게 사람들은 존경의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폭풍과 같았던 세 시간 반 동안의 공연이 막을 내리고 퇴장하는 이들 모두 한 마음으로 웃으며 손에 한라봉 하나씩을 들고 흩어졌다. 그렇다. 동서화합, 지역통합, 통일은 언제나 옳으며 진리요 빛이라. ‘여러분 그거 아세요? 제주에 엄청난 실력의 뮤지션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어요. 다른 곳에도, 많은 친구들이 계속해서 대한민국 땅 살고 있는 그 자체에서 진실된 소리로 음악을 하려고 해요. 여러분들도 로컬에 관심을 가져 주세요.’ 제주 씬, 더 나아가 모든 로컬의 승부사들에게 건투를 빌어본다. 사우스카니발이 기획한 ‘사운드 브릿지' 앞으로의 항해에 순풍이 불기를.

공연현장

사우스카니발

레이지본

고고스타

디오디오


글쓴이 : 한예솔
영어번역: 노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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