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5년 11월 03일 (화)

기사

잔다리 페스타의 전부는 음악일지도 모른다.(260개의 공연과 모든 것을 포함해서.) 하지만 나에게는 언제나 사람들이 전부였다. 자유로운 영혼의 홍대 뮤지션들과 그들의 조력자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 국내 인디 신이 성장하고 다양성이 넓어지는 것을 축하하는 동안 외국에서 온 아티스트와 델리게이트를 환영하는 것들 말이다. 새로운 음악의 발견 내지 음악적으로 가장 빛나던 순간 등은 나보다 더 자격있는 사람이 보고하도록 맡겨 두겠다. 하지만 끈끈한 연으로 뭉친 홍대 패밀리를 관찰하길 즐기는 일반인으로서 나는 이틀간 펼쳐진 잔다리의 무분별하며 감동적이던, 보다 인간적인 순간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1) 토요일 오후 내가 진행의 거점이라 할 수 있는 매표소와 친구들이 앨범을 쌓아놓고 팔고 있는 레이블 부스 인근에 도착했을 때였다. 트리퍼 사운드 부스가 단연 돋보였는데, 그 이유는 밴드 폰부스가 그날 있을 자신들의 공연 홍보를 위해 행인들을 위한 즉흥 어쿠스틱 미니 콘서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역시 DIY (Do It Your Self) 프로모션이 최고다.

2) 주말마다 주로 익숙한 공연장을 찾는 사람인 내게 일요일 오후 방문한 곱창전골의 코스모스는 예상치 못한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눈에 띄지 않는 비밀스런 문 뒤에 있는 작은 앤티크 캬바레 스타일의 공연장에 들어가는 것은 마치 보헤미안 토끼굴로 떨어지는 느낌이였다. 무대 위에서 나를 반겨준 것은 그곳에서의 경험을 더 완벽하게 만들어주었다. 미미시스터즈의 큰미미(뮤지션들이 즐길 수 있는 이 비밀스런 공간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한 분이라고 알고 있다.)를 프론트 우먼으로 하고 오!브라더스의 두 멤버가 함께 하는 프로젝트 밴드인 비치볼트리오와 이들의 60년대 초반의 한국과 미국의 팝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쿄스튬과 음악 말이다.

3) 내가 본 잔다리 세번째 공연은 초록불꽃소년단이었다. 스틸스페이스루프탑에서 했는데 이곳은 홍대의 해질녘 노을을 감상할 수 있어 언제나 인상적인 공연장이다. 이토록 열정적인 에너지와 재미있는 펑크 락밴드는 처음 접했는데, 기타리스트 윤동현씨가 데이브 그롤 스타일의 부러진 다리에 깁스를 하고 활짝 핀 얼굴로 연주를 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그 밴드의 특색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소음을 측정하러 온 경찰의 방문에도 방해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4) 그 어떤 것도 데드 버튼즈를 지금보다 더 나은 밴드로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크라잉넛의 김인수를 제외하고 말이다. 그는 스트레인지 프룻 카운터 뒤에 앉아 하모니카를 닦다가 관객들이 ‘Got My Mojo Working’ 커버 곡에 환호하고 있을 때 갑자기 튀어나와 진이 빠지도록 하모니카를 연주했다.

5)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팬이라면 2012년도 그들의 미국 투어 다큐멘터리에 등장했던 맥스 레이놀즈에 대해 알 것이다. 이번 년도에 맥스는 세 번째 잔다리 페스타 출현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그가 미국 텍사스에서 아내와 함께 한국으로 거주를 옮겼기 때문에 굉장히 새로운 해이기도 하다. 클럽 빵의 공연에서 맥스가 갤럭시 익스프레스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호롱불’의 리프를 부르며 머리 위로 의자를 높게 들어올리는 모습을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베이시스트 주현이 바라보는 것은 가슴 뭉클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6) 지역에서 전설로 통하는 오짱은 홍대에 유명한 게스트 하우스의 사장으로 자신의 고객들을 정기적으로 펑크 쇼에 데려가곤 한다. 그는 20년 전 있었던 크라잉 넛의 첫 번째 공연 자리에 있었고 그후로도 대부분을 함께했다. 이런 연유로 오짱은 이번 토요일밤 AMP 라이브 클럽 공연에서 크라잉넛이 앵콜 공연을 할 때 셔츠를 벗은 채 무대 위로 뛰어올라, 보컬리스트 박윤식을 따뜻하게 포옹하고 옆에서 함께 노래를 불렀다. 그가 아닌 다른 누구도 그런 용기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7) 호랑이 아들들과 레이브릭스 두 팀은 토요일 오후에 공연을 가졌다. 하지만 잔다리 후 클럽 FF 공연 라인업에서 둘은 아주 특별한 합동 공연을 펼쳤다. 이 조합은 누구를 조금 더 좋아하느냐에 따라서 ‘레이브랑이’ 혹은 ‘호랑이브릭스’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번이 두 번째 합동공연이었는데 바라건데 마지막이 아니길 빈다. 왜냐하면 에너지와 댄서블한 음악, 이 전혀 다른 두 밴드가 관중을 매료시키는 것은 합쳤을 때 두배가 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앵콜을 시작하고 흥겨운 ‘Johnny B Goode’ 커버를 할 때 여성 팬들의 얼굴에 가득한 기쁨이 5명의 뮤지션들에게도 전염되었다. 역시나 같이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던 나의 얼굴은 레이브릭스의 드러머가 드럼 패드를 가지고 무대 아래로 내려와 나에게 드럼 스틱을 건네주는 순간 충격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녀는 노래의 나머지 부분을 내게 맡긴 후 물을 마시며 앉아 있었다…

8) 일요일 저녁은 내가 한국 인디 신에 대한 여행을 시작한 곳에서 끝났다. 킹스턴 루디스카와 그의 충실한 팬들과 함께 프리버드에서 스캥킹과 삼바 춤을 추면서 말이다. 보컬 슈가석율이 관객과 춤추기 위해 무대 벽을 뛰어 넘었을 때 그 곳을 빠져 나오려던 나를 지금까지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여성이 반겨주었다. 그녀의 이름은 레베카로 한국 음악 축제를 보도하기 위해 텍사스에서 온 음악 전문 기자였다. 완전히 낯선 사람이 해외에서 두인디를 구독하고 있으며 우리의 큰 팬이라며 인사를 건낼 때 내가 얼마나 자랑스러움을 느꼈는지 모른다.

9) 피할 수 없이 잔다리 페스타는 막이 내렸다. 누구도 끝나는걸 원치 않았던 길지 않았던 에프터 파티가 종료되고 전설로 남을만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협찬으로 받은 엄청나게 많은 맥주가 남아(나는 큰 맥주가 가득 담긴 겹겹들이 쌓인 맥주 박스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모든 뮤지션과 델리게이트에게 공연 관계자들이 맥주를 가져가라고 말했다. 더 멋졌던 것은 6개 들입 맥주를 든 사람들이 야외 놀이터에서 파티를 이어나간 것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검정 가죽 재킷을 입은 모습은 조선 펑크가 생긴 후로 처음 본 듯 하다. 밴드 57의 기타리스트가 입구에서 맥주로 가든 찬 상자를 건네주며 “원 플러스 원!”을 외치던 모습과 리버풀에서 온 Tea Street Band가 보행자들에게 무작위로 맥주를 나눠주던 모습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10) 뱀다리.... 잔다리가 끝난 월요일 아침 5시, 24시 한국 음식점에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리더인 나잠수와 함께 냉면을 먹었다. 긴장됐지만 대화를 이어가려 애쓰며 두인디 사상 가장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런 춤 동작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매일 매일 연습하는건가?”

그는 나보다 훨씬 반짝이는 눈빛과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하길, “아니! 내 천부적인 재능인 것 같아. 아마 유일한 재능일지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글  : Rock N Rose
한국어 번역 : 김은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Comments

comments powered by Disq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