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4년 05월 14일 (수)

인터뷰

[알림] 이 인터뷰는 2013년 8월, 쾅프로그램 두 멤버의 군입대 전에 이루어졌으나 번역상의 문제로 인해 발표가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오랜 기간동안 공을 들인 번역이니만큼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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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프로그램은 보컬리스트이자 기타리스트인 최태현과 드러머 김영훈으로 이루어진 2인조 다크웨이브 포스트 펑크밴드입니다. 이 밴드의 음악은 거칠면서 마치 말을 더듬는 듯한 기타사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라이브 공연에서 최태현은 관객들로 하여금 주문과 같은 가사에 열광하게 만듭니다. 그들은 자살, 사랑 그리고 존재의 위기를 노래합니다. 최태현만의 독특한 목소리와 발을 구르고 허공에서 무엇인가를 잡으려 하는 특유의 몸짓은 그들이 가진 날카로움을 극대화 시킵니다. 프로, 아마추어, 일반인 할 것 없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최태현 특유의 발놀림과 감전 혹은 발작과 같은 춤을 찍기 위해 상체만큼이나 하체를 촬영합니다. 사실 이와 같은 강렬한 퍼포먼스덕분에 관객들은 쾅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진실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쾅 프로그램의 공연을 보고 있자면, 어떠한 사람이 내면에 존재하는 악마와 싸우는 광경이라든지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애쓰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의 사회는 자연만물이 이미 정해진 것 같고 우리의 삶 또한 정해져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의 음악은 이러한 사회를 받아들이는 것과 반항하는 것 두 가지 모두를 고민하는 듯합니다. 이번 LP "나 아니면 너"의 수록곡 "Gangs Are Blues"의 가사에서 그들은 "우리 모두 미래를 이야기 하자/ 하지만 아무도 미래가 없어/ 단지 태어나고 미래 없이 살뿐이야"라고 말합니다. 자살과 미래의 부재를 말하는 밴드가 왜 음악을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요? 쾅 프로그램의 김태현은 DOINDIE의 첫 번째 아티스트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해주었습니다.

1) 그러면 바로 첫번째 질문으로 들어가도록 할게요. 쾅프로그램에게 있어서 음악을 만드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개인에게 있어, 그리고 대중에게 있어 음악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음악을 시작하게 된것은 고등학교때 부터 입니다. 친구들과 노래를 만들기도 하고 혼자서 중얼중얼 음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음악에 대한 태도도 변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어떤 구체적인 목적의식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대충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닙니다. 때로 음악은 어떤  감각이나 느낌에 매달려 완성됩니다만, 뭔가 만드는 작업에는 그 이유가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 이유가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아무 의미가 없다면 창작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의미만 강하다고 될 일도 아닌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중요시 했던 것은 음악의 시점 이었습니다. 처음 두 곡에서 음악은 길 위에 있습니다. 세번째 곡에서 음악은 방 안에 있습니다. 관찰을 하고 다시 내안으로 시점이 돌아온다.... 이런식으로 안과 밖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내가 관찰한 모습과 내 속의 모습은 충돌하기도 하고 서로 섞이기도 합니다. 어떤 리뷰에서 쾅프로그램의 음악이 진한 공감을 요구하지 않는것 처럼 들린다는 평을 읽었습니다. 얼마전에  길을 걸으면서 1집을 들어보았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음악이 너무 차가워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 저의 생각이나 감정은 그렇게 삭막한 감정으로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청자들이 제 음악을 들으면서 다양하게 상상하고 많은 생각이 든다면 좋겠습니다. 또 제 음악이 계속 차갑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2. 현재 세상은 어떠한 개인이 태어나기도 전에 앞으로 살아가야 할 틀이 정해져 있는 것 같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정해진 지역에 살고, 정해진 일, 정해진 직장, 그리고 죽을 때도 방법이 정해져 있죠. 이러한 "일반인"의 조건은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이런 압박이 창작 활동에 있어 자극이 되나요? 참신한 생각이 위와 같은 역경에 대한 반응의 일환으로 만들어지는 것인가요? 아니면 이러한 압박들이 여러분의 발목을 잡나요? 어느 쪽이든지 여러분이 현재 느끼고 있는 압박이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하나요?

타이틀 곡인 “나 아니면 너” 란곡에  ‘그게 너무 싫어서 앞으로 차고 뒤로 차고 ...’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우리는 늘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삽니다. 물론 스스로의 갈등이나 감정이 자신을 이리 저리 차기도 합니다. 다 차버리고 싶고 밀어 내고 싶지만 삶은 계속 반복 될 것이고, 그 과정 안에서 나를 보고 또 너를 봅니다.  일상생활의 압박감이 저를 게으르게 만들기도 하고, 음악활동의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333의 가사처럼 늘 시간이 빠르게 갑니다. 시간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조바심이 생기기도 하고, 스스로를 밀어 붙이기도 하고, 어쩔수 없이 구석에 몰리기도 하고, 뭐든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음악을 만들기도 합니다.

3. 새 앨범의 수록곡 "잘살아침"은 자살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사실 자살을 외치고 있죠. 하지만 동시에 사랑도 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첫 번째 질문입니다. 자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개인적으로 자살을 생각하시는 것인가요? 아니면 그저 추상적인 의미의 죽음을 뜻하는 것인가요? 두 번째 질문으로 이 노래는 사랑 또는 죽음의 선택을 다루는 것인가요? 사랑이 없는 삶에 의미가 있을 까요? 마지막으로 이 노래를 쾅 프로그램의 사랑노래라고 받아들여도 될까요?

‘gangs are blue’라는 곡이 미래가 없다는 현실을 직설적으로 노래 했다면 (앨범 순서상) 바로 다음 트랙이 ‘잘살아침’ 입니다. ‘자살’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오지만 사실 이 곡에서 좀더  중요한 단어는 ‘사랑’과 ‘아침’입니다. 하지만 잘살아침에서 제일 중요한건 그런 별개의 단어가  아닙니다. 오늘을 죽도록 미워하면서도,  내일을 기대하는 의지(?) 같은 겁니다.

4. 이전의 작업들은 밴드 스스로 녹음을 했었는데, 이번 앨범은 스튜디오에서 다른 사람과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과 작업을 하는 것이 녹음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 큰 차이가 있었나요?

이번 앨범도 녹음은 모두 집에서 했습니다. 믹싱과 마스터링만 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와 함께 작업 했습니다. 기술적으로 부족했던 점을 많이 보완 할 수 있어서 기분좋고 편하게 작업했습니다. 혼자 작업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기술적인 문제로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되거든요. 하지만 이번 앨범의 레코딩에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 앨범은 스튜디오에서 좀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작업 해보고 싶습니다.

5. 음악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에, 사람들은 어떠한 밴드를 다른 밴드와 비교하길 좋아합니다. 소문으로 듣기에 쾅 프로그램도 다른 많은 밴드와 비교가 되는 밴드입니다. 이러한 비교가 혹시 언짢은가요? 혹시 사람들이 쾅 프로그램의 음악을 제대로 듣지 않고 그저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을 떠올리며 듣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은 다른 밴드가 무엇을 하였는지, 그리고 그것과 다른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나요?

레퍼런스는 매우 중요합니다. 레퍼런스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은연 중에 들어나기도 하고, 숨겨져 있기도 합니다. 여러 뮤지션을 좋아하고, 듣고 있고, 들어왔습니다. 과거의 훌륭한 밴드들과 비교되는 일은 썩 기분 좋은 일입니다. 물론 어떤 밴드의 카피켓 처럼 보인다면 문제겠죠. 저는 익숙하고 편안한 것을 계속 거부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듣고 어떻게 보는 가를 제가 모두 컨트롤 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6. 서울의 음악은 다양하고, 재능이 있고 활기에 차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벌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국의 이러한 문제는 세계 어느 곳보다 더 심합니다. 마치 단점이란 단점은 모두 모아놓은 듯합니다. 팬층은 얇고, 나라는 오직 거대기업에만 편의를 봐주며 인디문화는 홀대합니다. 그리고 문화는 항상 주류가 되어야 하고 인기에만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의 예술인으로서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예술을 홍보하고 알릴 해결책이 있을까요?

앞으로 평생 고민해야 할 문제 같네요. 주류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과 인기에 대한 집착은 자기 자신의 성공만 생각할 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보다 더 우울했던 언더그라운드 씬에 약간의 활기를 준것은 두리반 철거 농성장에서 시작되었던 자립음악회였습니다. 짧은 시간 음악활동을 하면서 많은 음악가들과 다른 예술 분야의 작가들의 활동을 지켜보게 됐습니다. 그것을 통해 제가 얻은 짧은 생각 중 하나는 홍보나 자본의 확보를 통해 예술이 살아남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저에게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7. 마지막 질문입니다. 마치 여러분이 어느 곳에 완전히 동화되어 있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가 있나요? 그렇다면 여태까지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는 어디였나요?

어느 곳도 내가 동화 될 만큼 편안한 곳은 없었습니다. ‘꽃땅’이라는 최태현이 친구들과 운영하던 술집 겸 공연장이 아무래도 편안했었죠. 그 공간이 있는 동안 많은 음악동료를 만났고 누군가를 초대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홍대를 벗어난 클럽들에 특히 애정이 많았었는데요. 지금은  거의 다 없어지고 말았네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Interview by: Alex Ameter
번역: Park DDang / Patrick Con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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