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4년 05월 17일 (토)

인터뷰

창조성은 상당히 어려운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미학이란 것은 우리에게 상당히 고통스러운 주제이기 때문인데, 우린 창조성을 판단할 창의적인 측정 수단을 만들어낼 것을 강요 받는다. 하지만 그러한 매카니즘이 과연 어떠한 가치를 갖는가? 기술적 숙달성란 것이 하나의 작품이 지닌 창조성을 알아내는 것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가? 음조의 투명성에서? 구절의 복잡성 혹은 표현? 작품 뒤에 숨겨진 의미? 어쩌면 아마도 우리가 ‘창조성을 판단’한다는 건 단지 그것의 독창성에 기초하고 있는 것 뿐인지도 모른다.

우리 삶에서 창조성이 드러내는 몇몇 예시들은, 그들이 속한 각각의 모든 범주들에서, ‘위대한 창조성이란 평가될 수 있는 모든 측면에서 검증 받은 것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에 대항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혹시 당신은 격정에 찬 스피드 메탈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잉베이 맘스틴(Yngwie Malmsteen)과 같은 대가의 연주를 보면서, 앞에서 언급한 깐깐함으로, 그의 작품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썰어댄다는 것은 오직 상상의 세계 속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오페라 팬들은 이와 다른가? 뭐 그렇지만, 한 가지 절대 부정할 수 없는 건 조안 서덜랜드(Joan Sutherland)의 음조는 정말 환상적이라는 사실이다. 라벨(Ravel)의 밤의 가스펠(Gaspard de la Nuit)은 지금껏 쓰여진 가장 복잡한 작품 중 하나다. 이 노래의 아르페지오가 주는 거듭되는 스릴은 일반인들보다 조금 더 감성적인 리스너들에게 두통을 안겨다 줄 수 있을 정도다.

푸시 라이엇(Pussy Riot)은 엄밀히는 그들의 뛰어난 음악 퍼포먼스들로만 알려진 것이 아니다. (나는 그들이 하나를 끝낸 적이 있기라도 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의 반-자본주의, 반-파시즘, 무정부의적 페미니즘에 관한 메시지는 그들의 작품에 필수적이고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렸다. 또한 모턴 수보트닉(Morton Subotnick)의 상태 나쁜 빕(beep)소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춤추러 가고 싶은 당신의 마음을 떨어뜨려버릴지 모른다. 하지만 1976년에 Silver Apples of the Moon에서 그들은 음악은 가히 혁명적으로 보였다. 각각의 작품들은 어떤 판단기준에선 극찬을 받기도 하고, 또 다른 판단기준에선 비방을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리스너들의 미적 선호도에 갖히는 것 뿐만 아니라, 미적 분석의 가치를 판단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의 요점에 관해 언쟁하는 사람들이 택한 비판적인 시선을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밴드에 접근하는 것은 때때로 진을 빼버리는 시도가 된다. 당신은 어떤 시선을 채택해왔는가? 당신은 밴드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그저 당신만의 선호도를 고려해 오지는 않았는가?

이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캐쥬얼한 음악 애호가로서 나는, 당신이 밴드의 모든 측면을 분석하고만 있을 때, 약점을 캐묻기만 하는 것보단 음악의 강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자주 생각한다. 그렇게 한다면 당신은 밴드를 보면서 보다 온전히 즐길 수 있으며, 전문 비평가들이 지닌 미학적 권위의 가식을 벗겨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전통 민속 음악의 영향을 받은 잠비나이의 포스트락을 들을 때 우리가 취할만한 적절한 관점이나, 확고한 그들만의 영역 같은 것들은 명확해 보인다. 그들의 작품엔 훌륭한 음악성과 독특하고 흥미로운 구조들이 있다. 하지만 잠비니아가 정말 중요한 까닭은 그들과 같은 사운드를 가진 밴드는 절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현대 음악에서 독창성을 구현해내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스티브 라히쉬Steve Reich는 loop를 거의 50년 전에 녹음했다! ‘It’s Gonna Rain’에서 시도된 그 실험적인 수준을 우리가 과연 어떻게 넘어설 수 있겠는가?) 걸죽한 포스트락 스타일, 메탈의 남성적이고 공격성, 섬세한 잡음, 그리고 한국 전통 민속 악기들의 웅웅거림. 잠비나이는 그들 각각 멤버가 가진 농밀한 음악적 관점을 통해, 천재적이며 매우 독특한 그들만의 사운드를 창조해냈다. 이런 분산된 구조들과 느낌, 그리고 장르를 융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잠비나이는 함께 작업하면서 겪는 고투나, 다가오는 투어 공연, 그리고 음악 씬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어떻게 여기는지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서 두인디에게 친절한 답변을 해주었다.

잠비나이의 굉장히 흥미로운 음악에 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정말로 감사합니다. 멤버들이 꽤나 다양한 각자의 음악적 배경과 이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일우씨는 하드코어/펑크 씬에서 오랫동안 음악 생활을 했고 보미씨와 은영씨는 좀 더 한국의 전통적인 음악을 해왔죠. 잠비나이를 처음 시작할 때, 스트레이트 락을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한 것이나 한국 전통 악기들을 그속에 어떻게 집어넣을지와 같은 생각을 많이 했을텐데요. 이런 균형을 맞추는 일에 관해 어떤 종류의 고민이 있었나요?

이일우 : 심각하게 고민하진 않았습니다. 어려서부터 전통음악과 메탈을 함께 연주하다보니 각자의 장점을 살리며 음악적으로 합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문고의 특색을 버리지 않으면서 기타의 리프 스타일로 연주하게 해보았고, 일렉기타로 국악기의 사운드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연주를 시도했더니 저런 음악들이 떠올랐죠.
김보미 : 음악의 큰틀을 잡아주는건 이일우예요. 저는 그 안에서 최대한 곡의 분위기와 맞게 해금 선율이 어떻게 흘러가야할지를 고민해요. 아주 오랜 세월동안 전통음악의 어법으로 악기를 연주해왔기 때문에 굳이 그 곡에 맞는 전통주법을 찾기는 어렵지 않아요. 내가 가장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는 방법이 전통 주법이기 때문이죠.
심은용 : 우리는 처음부터 음악의 장르를 구분짓고 음악을 하지 않았어요.멤버 각자가 그동안 해왔던 활동과 음악적인 영향들이 합쳐지니 지금의 잠비나이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노래를 만들 때 맴버들이 각자 어떤 다른 측면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러니까, 당신들 중 한 명은 음악을 좀 더 전통적인 포크방식으로 가져가고 싶은데 다른 누군가는 조금 더 평범한 포스트 락처럼 하고 싶다던가 하는?

김보미 : 신기한 것은 서로가 그곡에 어울릴만한 방향성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 모두 생각이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그런 의견차이를 보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심은용 : 하드코어/펑크 씬에 오랫동안 접해 온 멤버 이일우가 대부분 곡의 테마를 가져오는 편이예요. 그러면 그 곡에 맞게 각각 포지션에서 아이디어를 내죠. 음악의 해석과 이해가 있어야만 전통적인 포크방식이나 실험적인 방식, 포스트 락 등을 적절하고 이상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봐요.

미국에서 열리는 근사한 축제인 SXSW에 곧 참석할거잖아요. 멤버들 중 그전에 미국에 가본 분이 계시나요? 해외에서 공연하는 것이 한국의 공연장에서 연주하는 것과 다른 느낌을 가져다줄거라 생각하세요?

이일우 : 어렸을 때 미국의 디즈니랜드, seaworld,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놀러 갔었습니다. 해외 공연장의 관객은 한국 관객보다 좀더 적극적이고 직접적입니다.
김보미 : 저는 개인적으로 뉴욕과 LA에서 전통음악 공연을 한 적이 있었어요. 관객이 다르고 문화적 정서가 달라서 어떤 반응이 올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궁금하고 기대가 되죠.
심은용 : 개인적으로 미국은 처음 방문합니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뭔가 다르겠지만 직접 가서 느끼고 싶어요.

서구에는 다른 문화를 “이국적”이란 시각으로 바라보거나 혹은 낯설고 다르다고 생각하는 어떤 경향이 있어요. 그럴 때 어떤 사람들은 가끔식 다른 문화를 깨부수려고 하면서 하찮게 여기기도 해요. 굉장히 전형적인 부류의 사람들이죠. 한국의 경우 당신이 전통 문화를 언급하면 그들은 한옥들과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배경으로 정악이 흘러나오는 모습을 상상하는거예요. 그들은 그것이 “순수한” 한국의 모습, 혹은 적합한 한국의 유형이라고 여기면서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요. 당신들의 음악은 한국 전통 음악을 바탕으로 하고 있잖아요. 제가 앞서 말한 이런 외국인 관객들의 패티시즘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혹은 당신들의 음악을 그런 자기만의 편견 틀에 집어 넣어버린 채 쉽게 판단해버릴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말예요.

김보미 : 오히려 그래서 저희 음악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은거라 생각되요. 사실 전통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은 보통의 한국인들도 다르지 않아요. 들어보기도 전에 미리 편견을 갖고 경계를 하죠. 그러다 저희 음악의 특유의 거문고 리프가 시작되는 순간! 보기좋게 그 편견을 깨부수는 희열이 있죠 :)
심은용 : 글쎄요… 그럴 수도 있겠죠. 사람들이 그런 편견을 갖고 있다라는게 잘못된 것 같진 않아요. 그냥 잠비나이 음악을 접했을 때 이 세기의 동시대에 맞는 음악이라고 쉽게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물론 우리가 전통음악을 공부해왔기 때문에 전통음악의 영향을 자연스럽게 받았겠지만 악기만 전통악기일 뿐 진심어린 음악을 하는 뮤지션 중의 하나입니다.

잠비나이의 매우 독특한 사운드 때문인지, 왠지 당신들은 스컹크 헬(Skunk Hell)에서 펑크 스타일로 공연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 어울릴 것 같아요. 아니면 LG 아트 센터에서 턱시도나 칵테일 드레스를 차려입은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무대 위에 올라있거나요. 당신들이 공연하기에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는 유형의 장소가 있나요?

이일우 : 둘 다 매력이 있죠. 분위기보다는 사운드 환경이 좋은 곳이 좋습니다.
김보미 : 사실 잠비나이를 하기전까진 은용이나 저는, 모두 격식이 갖추어진 극장의 무대에서 공연하는게 더 익숙했던 사람들이예요. 그러다 잠비나이를 하면서 클럽 무대에 서게 됐죠. 두 공간 모두 매력이 있어요. 클럽은 좀 더 관객과 가까워 열기를 바로바로 느낄 수 있는게 매력이고 극장 공연은 무대의 엄숙함 때문에 음악을 연주할 때의 마음가짐이 더욱 섬세하고 경건해져요. 둘 다 좋아요.
심은용 : 어떤 곳이든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턱시도나 드레스 차려입는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LG아트센터나 예술의 전당에서의 무대도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울 것 같네요.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어요 ^^

당신들의 음악 스타일이 어떤 한계를 상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음악으로 어필할 수 있는 대상이나 연주할 수 있는 공연 타입 같은 거요. 거문고나 해금을 들고 다니면서 추례한 홍대의 클럽에 가는 것은 좀 이상한 기분이 드나요? 혹은 그런 일이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나요?

이일우 : 한계는 있습니다. 그 안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끄집어내는 것이 이 팀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추례한 홍대 클럽에서 우리는 연주해왔고 그곳을 방문해주는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더욱 열심히 음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김보미 : 그러한 공간적 경계가 스트레스가 되진 않아요. 그런것을 느꼈다면 애초에 잠비나이가 여기까지 올수도 없었겠죠. 그러나 저희 음악이 모든 대중이 만족하고 찾아들을 수 있는 음악이 아닌 것은 분명해요. 행사가 잘 들어오진 않는것에서 증명이 되네요 ㅋㅋㅋ

 

마지막 질문입니다. 당신들의 음악을 한국의 정통 국악 연주자들 앞에서 연주해 본 적 있어요? 그렇다면 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경험이 없다면,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 같아요?

이일우 : 예전에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라는 창작 국악경연대회가 있었습니다. 1차 음원 및 악보심사에서 탈락했습니다. 그리고 북촌창우페스티발에서는 심사위원들에게 혼났습니다. 작년에 전주소리축제에서도 대중적이지 못하다며 아무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김보미 : 젊은 전통음악 연주자들은 항상 이 시대의 전통음악 연주자로서의 정체성 고민을 해요. 저희도 그런 고민을 했기에 잠비나이가 만들어 졌구요. 그래서 젊은 연주자들에겐 아주 반응이 좋아요.
심은용 : 많지는 않지만 몇 번 공연한 적은 있습니다. 그들의 반응은 국악전공자가 아닌 일반 사람들의 반응과 비슷했던 것 같아요.

두인디와의 인터뷰를 위해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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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Ameter

올 해 SXSW 페스티발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잠바나이는 미국에서 투어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당신이 만약 미국에 있다면 반드시 그들을 보시길 바란다. 공연 일정은 다음과 같다:

2014년 3월 11일 – Austin, TX @ (7:30 pm) Elysium (official SXSW showcase)
2014년 3월 12일 – Austin, TX @ (3 pm) International Day Stage Austin Convention Center (official SXSW showcase)
2014년 3월 13일 – Austin, TX @ (1:30 pm) Hotel Vegas (Levitation Austin)
2014년 3월 13일 – Austin, TX @ (12:00 am) Flamingo Cantina (official SXSW showcase)
2014년 3월 14일 – Austin, TX @ (3:15 pm) Spider House (The Texas Rock N Roll Massacre 2)
2014년 3월 16일 – San Antonio, TX @ Limelight
2014년 3월 17일 – Dallas, TX (라디오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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