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4년 10월 02일 (목)

인터뷰

내 취향을 잘 아는 친구가 나의 생일파티 공연 라인업에 MAN 을 추천했을 때, MAN을 처음 알게 됐다. 그 당시 나는 MAN 이 공연 잘 하는 밴드이겠거니 짐작만 했을 뿐, 어떤 밴드일지 감도 잡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들의 공연을 보면서 난 그들의 작사-작곡 스타일과 기타 리프, 보컬에 완전히 매료돼 버렸다. 나는 그 날을 정확하게 기억한다. 결성한 지 두 달 밖에 안 되었지만, 마치 몇 년 차 밴드처럼 안정된 실력을 뽐냈던 MAN! 그들의 공연을 처음 보는 관객조차 MAN 음악에 빠져들게 하는 무대 매너까지! 그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그들의 음악, 공연(무대 매너), 빠르게 증가하는 팬 숫자에 감탄하고 있다.

MAN 멤버는 각자 자신만의 무대 장악력과 공연 스타일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네 명의 각기 다른 뮤지션으로서 만난 게 아니다. 오히려, 각 노래의 리프 또는 멜로디를 하나의 예술로 발전시킬 수 있는 뮤지션 집단에 가깝다. 한국의 인디 음악 씬에 관심이 있다면, 많은 뮤지션이 완성도가 높은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알 것이다. MAN은 곡의 완성도와 다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노력하는 뮤지션의 전형이다. 네 멤버 모두 음악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으며, 매 공연마다 모든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은 이 모든 것을 그들의 독특한 멜로디 락 그리고 에너지 넘치는 포스트 그런지 음악을 통해서 시도하고 있다. 홍대 상상마당에서 KT&G 밴드 디스커버리 우승을 차지한 후에도, 나와 근처 카페에서 인생, 음악,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논할 만큼 매우 친절했던 MAN. 여기에 그들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 Do Indie 독자들을 위해 멤버 소개 부탁 드립니다. 서로 소개해주시면 더 좋겠습니다.

김페리 : 한규현은 드러머다. 입맛이 애 입맛이다. 대부분의 아가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좋아한다.

한규현 : 신동익은 베이시스트다.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수염을 기른다.

신동익 : 이경욱은 기타 치며 노래한다. 늘 다이어트를 시도하지만 요리를 좋아해서 얼마 가지 못한다.

이경욱 : 김페리는 기타리스트다. 가끔씩 노래도 한다. 술 좀 작작 쳐먹었으면 좋겠다.

# 4명의 멤버가 어떻게 만난 것인가요? 언제부터 함께 밴드를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김페리 : 저, 규현, 경욱이는 고향 친구예요. 수원 고향 친구. 중-고등학교 때 같이 밴드도 했었죠. 그러다 작년 11월에 경욱이가 저희 셋을 모아 시작하게 되었지요. 저희 각자 밴드 활동하고 있긴 했었는데, 그 때 즈음 저희 모두 하던 밴드가 해체 되었거나 그 밴드를 나오게 된 거예요. 시기가 딱 맞았던 것이죠. 작년 11월에 모여서 올 1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 네분 모두에게 질문 드릴게요. 어떠한 음악에 영향 받았는지 궁금해요. 다시 말하자면, 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경욱 : 저는 중-고등학교 때까지 미국 서든락과 하드락을 많이 들었구요. 20살 이후부터 영국 락도 듣기 시작했습니다. 라디오헤드와 콜드플레이를 제일 많이 들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연주적인 밴드 말고 음악적인 밴드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밴드를 시작하게 된 것이죠.

신동익 : 저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메탈을 좋아했습니다. 모터헤드(Motor Head) 같은. 대학교에서 밴드 동아리를 했었는데, 거기에서 베이스를 처음 치기 시작했죠. 그러다,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용음악과에 입학했습니다. 과에서 규현이 형을 만나서 밴드를 시작할 수 있었죠.

한규현 : 맞아요. 동익이가 제 학교 후배예요. 저는 교회에서 드럼 쳤었어요. 처음에는 일본 음악 되게 좋아했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미국 락을 많이 들었지요. 지금은 미국 락, 영국 락 다 들어요.

김페리 : 저는 아주 예전부터 비틀스(Beatles), 레드핫칠리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를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좋아하구요^^ 음악은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런데, 군대에서 많이 아팠었거든요. 병원에서 며칠 동안 혼수상태였을 정도니까…… 의식이 돌아온 후, 지금 음악 하지 않는다면 죽은 다음 후회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 때부터 음악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 맨이 인기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작사-작곡 실력일 텐데요. 곡 작업은 어떻게 하나요?

김페리 : 거의 대부분의 경우, 경욱이가 멜로디를 써서 가져오면 멤버들이 합주하며 곡을 만들어 나가죠. 경욱이가 가지고 온 밑그림에 저희 세 명이 퍼즐을 맞추는 식이라고 하면, 더 이해가 쉬울까요?

# “Calling Down” 이 요즘 팬들 사이에서 인기 최고예요. 관객들이 가장 열렬하게 반응하는 곡이지요. 그래서, 이 곡에 대한 질문을 세 개나 준비했습니다.

a) 누가 작사-작곡한 곡인가요?

김페리 : 작사는 경욱이, 작곡은 저와 경욱이가 같이 했습니다. 편곡은 전 멤버가!

b) 무엇에 대한 곡인가요?

김페리 : 가사 쓴 경욱이가 대답해야겠다! 경욱씨, 무엇에 대한 노랜가요?

이경욱 : 영어를 잘 못해서 가사가 어색할 순 있는데요. 어찌 됐든, 처음에 의도했던 것은 여자가 전화 자꾸 안 받고 피하는 데 남자는 매달리는 그런 내용이었지요.

김페리 : 그래서 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여자랑 남자가 서로 짝사랑을 하는 상황을 설정해봤고요. 이것을 통해서 소통의 부재를 이야기하려고 했어요. 사회 어느 상황에서든지 누가 이야기를 한다 해서, 소통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죠. 대화를 나눌 때 소통이 진행되는 건데, 한 사람은 이야기를 하고 한 사람은 무시하는 상황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남녀 관계에서

c) 관객들이 이 곡에 반응하는 것을 보며 공연하는 것은 어떤가요? 관객의 반응이 공연에 영향을 주나요?

이경욱 : 이렇게 다 따라 부르실 줄 몰랐어요. 사실, 연주도 좀 길고…… 반응이 제일 좋은 곡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죠. 관객들과 소통이 더 많이 되니까 저희도 더 신나요.

신동익 : 그리고 몇 몇 관객들은 무대에서 확 눈에 들어오거든요. 그 분들이 저희의 노래에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무대에서 더 신나요. 기분 좋습니다.

김페리 : 관객의 반응에 따라서 공연이 즐거워지고 안 즐거워지는 건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밴드들도 다 마찬가지일 거예요.

신동익 : 저희가 재미있게 하면 관객들도 재미있고, 관객들이 즐거워하면 저희도 더 신나고. 이 상호작용이 분명히 있어요!

# 맨은 홍대 인디 씬에 등장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성 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이 많은 것 같은데요. 기분이 어때요? 공연을 할 때나 음반 작업할 때 부담이 되나요?

김페리 : 부담되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즐거운 일이죠. 그리고 지금 저희 공연 오는 팬은 저희 팬이라기 보다 다른 밴드 공연 보러 왔다 저희 밴드 공연까지 즐기시는 팬들이거든요. 저희 팬이 많긴 한데, 사실 ONLY MAN 모드 팬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이젠 그런 팬 분들을 만들고 싶어요. 확실한 건, 질문처럼 저희를 찾아주는 팬 분들이 짧은 시간 안에 늘었다는 것인데,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공연할 때 혹은 음반 작업할 때 부담이 되는 건 아닙니다. 그건 팬 분들이 많든 적든 더 좋은 것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거든요. 공연 때는 관객이 한 명이든 두 명이든 즐겁게 하려고 하구요.

# 지난 5월에 데모를 발매하셨는데, 반응이 어떠했는지요?

이경욱 : 반응은…… 잘 모르겠네요. 사실은, 반응을 보려고 만든 게 아니라 밴드 명함처럼 사용하기 위해 만든 데모 앨범이거든요. 우리를 소개하기 위한^^ 그래도 많이 사주신 건 같긴 해요.

김페리 : 저희의 공연이 마음에 드신 분들이 사주신 걸 테니,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보아도 되겠죠? ^^

# 요즘에는 어떤 작업 중인가요?

김페리 : 공연을 위해서 매일 합주하고 있어요. 또, 디지털 싱글을 준비 중인데요. 10월 초? 아니면 그 이후에나 발매될 것 같습니다. 아, 아직 계획 중이라서 어떻게 될 지 정확히 말씀 드리기는 어려워요.

# KT&G 밴드 디스커버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요? 우승자가 발표되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는지요?

맨 : 모두: 저희 다 놀랐어요. 우리가 될 줄 상상도 못했거든요. 저희는 TOP 3 안에만 들어도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저희가 우승을 하니까 너무 좋았지요.

김페리 : TOP 6가 됐을 때도 놀랐는데, 우승까지 하니 더 놀랐죠.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디스커버리는.

신동익 : 한동안 실감이 안 나서 유투브 밴드 디스커버리 시상식 영상을 2-3일 정도 자주 봤던 것 같아요. ㅋㅋㅋ. 아, 우리가 상을 받긴 받았구나!

# 맨 공연은 에너지 넘치고, 관객 누구라도 춤추게 만드는, 또 점프하고 싶어지는 공연에서부터 앉은 채로 감상하고 싶어지는 감미로운 공연까지 다양하죠. 어떤 스타일의 공연을 선호하시나요? 그 이유도 말씀해주세요.

김페리 : 각자 좀 다를 것 같은데요. MAN 이 왔다 가면 태풍이 몰고 간 것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춤추고 누구나 점프하고 노는. 그렇게 되기를 꿈꾸고 있고요.

신동익 : 저는 그런 것도 좋은데요. 서정적인 멜로디로 감동까지 줄 수 있는 밴드가 되면 좋겠어요.

이경욱 : 저는 콜드플레이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콜드플레이가 신나는 노래를 부르면 관객들 모두들 신나게 춤추고 조금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면 관객들 모두들 멜로디 자체에 흠뻑 빠져 있거든요. 조용한 분위기에서도 관객들이 음악을 즐기고 있는 게 막 느껴져요. 저희도 그런 밴드가 되면 좋겠어요. 놀 때는 관객들 모두를 미치게 만들고 메시지를 담은 곡을 공연할 땐 모두 집중하게 만들 수 있는 밴드.

한규현 : 가만히 앉아서 듣기에도 좋고 신나게 놀기에도 좋은 곡을 많이 작업하고 싶습니다.

김페리 : 듣고 보니, 나도 니네 말이 맞는 것 같아. 히히.

# 맨 멤버들도 홍대 인디 공연을 보러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각자 생각하는 홍대 음악 씬의 가장 좋은 점과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얘기해주세요.

김페리 : 홍대 인디 씬의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사실 저희의 음악 스타일도 한국의 주류 음악 시장에서 찾아보긴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다양성이 있다는 것, 그것이 제일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이경욱 : K-pop이 전부인 줄 아는데요. 사실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음악은 밴드 음악이거든요. 그런 밴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한다는 것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한국에도 주옥 같은 밴드들이 많은데……

김페리 : 뮤지션이 음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 같아요. 이 씬 자체에도 문제가 있으니 그런 문제들이 생기는 거겠지만, 우선은 한국의 음악적 제도나 인디 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야 할 것 같습니다. 모든 밴드들이 이 부분에 동의할 거예요.

신동익 : 밴드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다 보니, 밴드 수입 역시 적을 수 밖에 없죠. 밴드 수입만으로는 생활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예요. 돈이 없으니까 앨범 퀄리티는 낮아지고. 앨범 퀄리티가 낮으니까 사람들이 굳이 이 앨범을 찾을 필요 없고. 악순환이 반복되죠.

김페리 : 기술이 발달하다 보니 가격 대비 퀄리티가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확장된 건 아닌 것 같아요.

이경욱 : K-Pop 시장에선 곡 하나에 몇 천 만원 투자해도 인디 음악 시장에선 앨범 하나에도 몇 천만원 투자하긴 어려워요.

김페리, 이경욱 : 대한민국 음악 시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신동익 : 어려운 문제를 질문하신 것 같아요.

김페리 : 맞아. 신인에겐 너무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 홍대에서 공연하는 밴드 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김페리 : 로큰롤라디오!

신동익 : 리플렉스, 라이프 앤 타임, 쏜애플

한규현 : 로큰롤라디오랑 DTSQ!

DTSQ! 너무 좋아.

김페리 : 니가 걔네 좋아한다니까 새롭다.

이경욱 : 난 늘 똑같이 로큰롤라디오, 그리고 블락스!

신동익 : 아, 아즈버스도 좋아해요!

김페리 : 사실 홍대에서 인기 있는 팀은 너무 매력 있죠. 그래서 누구 하나 뽑을 수 없어요. 이 팀은 이런 매력 있고, 저 팀은 저런 매력 있고.

신동익 : 맞아, 저도 계속 생각나요. 줄리아 드림도 좋고. 하나만 꼽을 수가 없어요.

김페리 : 후후도 좋고. 로큰롤라디오도 좋고. 사실 둘 다 친한 밴드이기도 하고. 다 좋죠. 요즘 같이 공연하는 비트닉스도 좋고.

신동익 : 스페이스파파!

김페리 : 그래, 스페이스파파도 좋고! 누구 하나 뽑는 게 진짜 어려운 것 같아요! 아마 공연 보러 오는 밴드들도 다 비슷한 생각일 것 같아요. 저도 뮤지션이면서 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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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자 : Brian Gilbert (신기연)
번역 : 손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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