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4년 05월 11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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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음악을 찾아내는가?

내가 지역이나 세계의 인디 씬을 발견하는 전략들을 소개할 때나, 그리고 특히 누군가에게 줄 믹스 CD를 만들 때 (아직까지 사람들 이런 거 하고 있는 거 맞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근데 대체 넌 어떻게 이런 밴드들을 찾아냈어?” 그럴 때마다 난 이 질문이 가져다주는 괴이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내가 새로운 음악을 찾아내는 아주 특별한 초능력이 있다든지(뭐, 있다면 꽤나 근사할테지만), 아님 인디 음악의 깊숙한 종사자라서가 아니라 나는 그냥… 찾는다. 그렇다면 이 질문이 진짜로 의미하고 있는 바는 뭘까?

내 생각에 이 질문이 진짜로 묻고 있는 것은 “이 지구상에서 ‘인디 문화’ 산업이 무엇인지와 우리가 그것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가?”인 것 같다. 글쎄.. 우리 삶에 인터넷이란게 있는 덕분에 인디 문화는 다른 그 어느 때보다도 접근하기가 쉬워졌다. 구글에 몇 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당신은 No-wave에서 Glo-Fi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떠들어 댈 수 있는 수준에 이를 것이다. (아마도 당신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겠지만… 왜냐면 그건 니가 힙스터가 됐다는 소리니까! 하지만 뭐.. 정 그걸 원한다면야… 그것도 나름 멋지다고 해줄 수도 있겠지..)

자 우선 글로벌 인디 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나는 종종 글로벌 인디 밴드에 대한 정의를 ‘여러 나라에서 투어 공연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유명세를 갖고 있지만, 대형 레코드사와 일하는 것을 거부함으로서 “인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밴드와 아티스트’로 내리곤 한다. 사실 이 정의는 매우 미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왜냐면 몇몇 글로벌 인디 밴드들(Radiohead, Death Cab for Cutie, Modest Mouse 등등)은 대형 레코드사와 일을 하면서도 여전히 인디 밴드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건 좀 혼란스러울 수가 있다.

전지구적으로 투어 공연하는 밴드가 인디 밴드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당신한테서 가장 가까운 스키니 진을 입고 있는 남자나 플란넬 수건을 두른 여자한테서 그 밴드의 첫 번째 앨범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다. 만약 그들이 긍정적으로 대답한다면, 그 밴드는 인디 밴드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비록 그들이 대형 레코드사와 일하고 있더라도 말이다. 여기서 *주의사항* 단, 밴드의 가장 최근 앨범이나 대형 레코드사에서 발매된 앨범에 대해선 물어보지 말 것. 이걸 물어보는 즉시 인디 팬으로서의 당신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것이며 누군가는 당신 뒤에서 쑥덕거릴 수가 있다. 또 *참고사항* 여기서 Radiohead는 제외다. 그들의 첫 번째 앨범은 정말로 구렸지만, 그걸 뺀 다른 모든 앨범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이것은 견.해.가 아니라 사.실.이다! 사실 난 솔직히 Creep을 조금 많이(라 쓰고 정말로 많이 많이라고 읽는다) 듣는 편이다… 어쿠스틱 버젼으로!

Deerhunter (왼쪽) || 쾅프로그램 (오른쪽)

글로벌 인디 음악 사업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www.tinymixtapes.com/, www.streogum.com/, www.pitchfork.com/ 같은 웹페이지들은 인디 음악에 관한 많은 정보를 준다. 이 사이트들이 제공하는 ‘그 해의 음악’ 목록은 우리가 그 해에 놓쳤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멋진 기회다. 이 덕분에 당신은 앨범 공식 발매 3주 전 새어나간 버전부터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계속 들어왔었던 척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은 그 목록에서 노래를 처음 들었을지라도. 사실 글로벌 인디 문화는 접하기 너무 쉬워졌기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해 더 이야기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깐 좀더 재미있는 주제로 넘어가보자. 바로 당신이 속한 지역의 인디 문화다.

당신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제일의 규칙은 지역 인디 문화는 항상 당신(혹은 그 어느 누구라도)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당신이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런던, 도쿄 혹은 파리에 살고 있지 않는 한, “세상에! 여기엔 들을만한 음악이 하나도 없어!”라고 내뱉는다면… 아마 저 말은 지역 인디 문화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으면서 스스로를 인디 팬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일 것이다. 난 그들은 ‘여기-좋은-음악-없음-집단’(No Good Music Here brigade /NGMHers)이라 부른다. 그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 씬에 대한 무지함 때문에 우리 지역 인디 씬이 매우 결핍되어 있다라고 혼동한다.

사실 종종 그 지역의 음악을 찾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긴 하다. 지역의 좋은 음악과 만나기 위해서는 적합한 장소에서 적절한 시간이 맞춰져야 하며, 혹은 길가다가 음악 공연 포스터를 우연히 맞딱드려야 한다. 또 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가 무엇인지도 중요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수 차례의 작은 당신의 노력들이 다른 모든 결점을 채울 수 있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니깐 만약 당신이 ‘여기-좋은-음악-없음-집단’이라면(특히 그것도 서울에서), 당장 그 집단에서 탈퇴하라! ‘여기-좋은-음악-없음-집단’에 동의하는 생각이나 문장을 입밖에 내뱉기 전에, 먼저 시간을 내서 지역 음악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노력을 들여 당신의 흥미와 관심사에 투자할수록 그 집단에서 더 쉽게 탈퇴할 수 있다. 어찌되었건 이 글은 ‘어떻게 음악을 찾아내는가’에 대한 내용이어야 하므로 다시 그 주제로 돌아가보자.

Washed Out (왼쪽) || 오대리 (오른쪽)

내가 서울에서 지역 음악을 발견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그러니까 당신이 무슨 언어를 쓰든간에 당신도 할 수 있다. 그저 인터넷에서 ‘한국 인디 음악(Korean indie music)’이라던가 ‘한국 라이브 공연(Korean live gigs)’와 같은 단어를 찾아보면 된다. 내가 초기에 가장 많이 이용했던 웹사이트는 www.koreagigguide.com 이다. 이 곳은 한국 음악에 관한 아주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 다음 나는 www.indiestreet.com, www.krrr.kr, www.muzever.com 와 같은 좋은 사이트들을 발견했다. 마지막 사이트는 안타깝게도 문을 닫은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물론 나는 지금 www.doindie.co.kr 를 애용한다. 이 사이트에서는 일단 다가오는 공연들과 음악가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물론 나도 처음에는 아무 밴드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게 당신의 의욕을 꺽어버리면 안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인터넷 창에 새로운 탭을 하나 추가하는 것이다. 일단 유투브에 가서 밴드를 찾아 공연을 보고 내 맘에 드는지 아닌지 생각해봐라. 아니면 Doindie를 이용할 수 있다!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와 뮤직비디오들이 이미 그곳에 다 올라와 있다. (이런 뻔뻔한 홍보를 용서하시길!) 당신의 맘에 드는 밴드를 찾았다면-나는 그럴 수 있을거라 확신하는데-, 스케줄을 비우고 친구를 초대한 뒤 그들의 콘서트에 가보라! 그것은 당신이 친구들과 어울리던 다른 밤들과 다를 것이 없다. 알콜 음료를 홀짝거리면서 끝내주는 밴드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말이다. 단 몇 천원만 더 투자해, 당신의 밤에 훌륭한 묘미를 더하는 것이 어떠한가?

지역 음악을 라이브로 감상한다는 것은 몹시 아름다운 경험이다.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이것은 단순히 끝내주는 밴드의 끝내주는 음악을 듣는 것 뿐만이 아니라(사실 그것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디밴드 무대를 감상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어쨌든 미학이란건 절대로 절대적일 수 없는 것 아닌가), 지역사회 예술문화 발전과 나아가 당신이 좋아하는 밴드가 더 사랑 받고 성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기여하는 일이다. 어쩌면 이런 식으로 당신이 좋아하는 밴드가 훗날 세계적인 인디 밴드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면 당신은 그 과정에 있었던 한 일원이 되는 것이다. 이보다 근사한 일이 또 있을까?

당신이 인디 팬으로서의 평판에 신경쓰는 사람이라면, 젊고 새로운 밴드의 단 한 사람의 관람객이 되는 것보다 더욱 ‘인디’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 언젠가 당신이 좋아하는 밴드가 유명해진다면, 당신은 느긋하게 앉아서 “내가 바다비에 있을 때 말이야, 그 때 그 밴드가 첫 공연을 했었지. 그래 걔네 앨범이 불티나게 팔리기 전에 말이야”라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또, 만약 당신이 전형적인 힙스터들의 토론에 휘말리게 된다면, “너 XX 밴드 알고 있어? 아직 별로 유명하진 않아”라면서 당신이 사랑하는 지역 밴드에 대한 이야기를 비장의 카드로 꺼내라.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음악을 즐기고 근사한 문화를 지지하는 것 외에도, 지역 음악을 듣는 것에는 이런 모든 종류의 부가 혜택이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은 모든 이에게 부탁하는 글이다. 세계적 인디 밴드들은 모두 멋지다. 난 그들을 사랑한다. 나 뿐만 아니라 지역의 예술가들과 음악가들 모두 그들을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 그들의 음악만이 좋은 음악은 아니다. 제발 ‘여기-좋은-음악-없음’ 가입자가 되지 말라! 지역 사회에서 열리는 공연들에 가고, 알려지지 않는 지역의 밴드를 발견하고, 그들을 응원하라. 당신이 지역의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지지할수록, 더 많은 지역 예술이 나타날 것이다. 또 그럴 때 당신의 인생 역시 풍요로워질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Pinback (왼쪽) || 단편선 (오른쪽)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Written By: Alex Ameter Translation By: 임도연 (Doyeon Lim) / 안아영 (Ahyoung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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