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4년 05월 20일 (화)

인터뷰

헬리비젼은 기타에 이태훈, 베이스에 오건웅, 드럼에 정지완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다. 2011년에 결성돼 한국 인디신에서 사랑 받는 밴드로 급부상했다. 2012년에 첫 앨범 “HellRevision”을 발표한 이들의 음악은 하나의 장르에 속한다기 보다는 락, 재즈, 펑크, 메탈, 레게, 덥 음악과 같은 여러 장르에서 다양하게 골라낸 것들을 결합한 연주곡들(instrumentals)이다. 헬리비전은 이런 요소들을 사이키델릭한 틀 안에 섞어놓아 듣는 사람에게 영적인 체험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하는데, 이들의 음악적 구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주술적인 부분들 때문인 듯 하다.

헬 리비젼의 곡들은 기본적인 테마를 세워놓은 후 연주가 시작되고, 멤버들의 유기적인 즉흥연주(improvisation)를 통해 곡이 발전된다. 헬리비전의 음악이 갖는 가장 흥미로운 매력은 같은 곡이라 하더라도 매 공연마다 다르게 연주된다는 점이다. 이들의 어떤 공연도 똑같지 않으며 매번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헬리비전은 자신들의 공연을 한국의 전통적인 무속신앙의 형태인 굿이나 살풀이와 같다고 정의한다. 작년 잔다리 페스타에서 헬리비전의 공연을 본 리버풀 사운드 시티 페스티벌(LSC 페스티벌)의 감독은 이들의 이런 공연에 깊은 인상을 받아 영국에서 열리는 LSC페스티벌에 헬리비전을 초청했다. 헬리비전은 영국에서 열리는 “Live to L!ve”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5월에 출국할 예정이다.

두인디 : 리버풀에 가는 소감이 어떤가요?

이태훈 : 무엇보다 다른 외국밴드들은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아요

정지완 : 마치 저희가 마침내 영국에서 연주할 기회를 얻은 한국 전통 음악가들 같아요. 굉장히 흥분되고 즐거워요.

오건웅 : ‘너희들 ‘싸이’밖에 모르지? 우리가 가서 밟아줄게!’ 이런 기분이에요 (웃음)

두인디 : 전에 헬리비젼으로 외국에서 공연한 적이 있나요?

헬리비젼 일동 : 없어요. 처음이에요.

두인디 : 헬리비젼 멤버들은 홍대 인디씬에서 오랜 경력을 지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소개해주세요.

오건웅 : 저는 2002년쯤에 ‘머스탱스(Mustangs)’로 시작했고요, 2011년부터 헬리비젼을 하고 있어요.

정지완 : 1999년쯤 ‘부나비’와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이하, 속옷 밴드)’로 시작했고, ‘코코어(Cocore)’에도 있었습니다.

이태훈 : 저는 미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군복무를 하다가 ‘펑카프릭부숫다(Funkafric & BoostDah)’와 ‘세컨 세션(Second Session)’이라는 밴드를 시작했습니다.

두인디 : 지금 헬리비젼 말고 참여하고 있는 다른 프로젝트도 있으신가요?

오건웅 : 저는 헬리비젼만 하고 있어요.

이태훈 : 헬리비젼, 세컨 세션, 아트 오브 파티즈(The Art of Parties), 화이트 리드 캬라반(White Reed Caravan), 화분(Flower Pot) 이렇게 다섯 개를 하고 있고요 (일동 ‘와우’) 그 밖에도 다른 프로젝트와 솔로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웃음)

오건웅 : 태훈씨는 정말 정신 없이 바빠요 (웃음)

정지완 : 저는 헬리비젼, 속옷 밴드, 구릉열차(Hillside Train), 이렇게 세 밴드하고 있습니다.

두인디 : 어떤 자료에서 헬리비젼의 음악을 ‘Psychedelic Dub Rock’이라고 표현한 것을 봤는데 워낙 다양한 요소가 포함된 음악이라 다른 장르하고도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시 또 어떤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요?

이태훈 : 보셨던 그 자료는 사실 제가 쓴 거예요 (웃음)

오건웅 : 저희 레이블 사장님은 ‘싸방가르드(Psychedelic Avant-Garde)’라고 부릅니다. (웃음)

두인디 : 보통 곡을 만드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정지완 : 일단 셋이 모여 잼을 시작하는데요, 그러다 보면 어떤 특정한 음들이 규칙적으로 자리잡게 되요. 그게 곡으로 굳어지는 거죠.

두인디 : 곡명을 보면, 예를 들어 ‘기면’, ‘숙취’, ‘연착’등 두 글자로 된 추상적인 단어들이 주를 이루는데 어떤 의미들을 담고 있나요?

오건웅 : 사실 별 의미가 없어요.(웃음). 위에 얘기한대로 일정한 멜로디가 생기면 기억할 수 있게 이름을 붙여야 하는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적당한 이름을 갖다 붙이는 거죠.

정지완 : 예를 들어 어느 곡을 연주한날 숙취가 심하면 그 곡이 ‘숙취’가 되는 거고, 깊이 잠들지 못하고 한밤중에 자꾸 깨면 ‘기면’이 되는 식이죠. (웃음)

두인디 : 모든 곡이 보컬이 없는 연주곡인데 무슨 이유라도 있나요?

오건웅 : 특별한 이유는 없고요, 모든 밴드가 처음에 잼을 시작할 때 노래 없이 연주만으로 시작할 겁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원래 하던 밴드가 모두 보컬 없는 밴드라서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습니다.

두인디 : 첫 앨범 ‘헬리비젼’은 즉흥적인 부분이 많은데요. 그날그날 연주의 편차가 있지 않나요?

정지완 : 물론 그렇죠. 어떤 때는 정말 중간에 끝내고 싶게 엉망인 날도 있고요, 어떤 때는 서로의 합이 정말 좋을 때도 있죠. 그런데 저희는 공연이 안 좋았던 때들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이렇게 계속 해나가다 보면 저희 실력도 향상되고 보는 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오건웅 : 그런데 저희 연주가 요새 계속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그렇게 안 좋았다고 느낀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두인디 : 그럼 아주 좋은 타이밍에 영국에 가는 거네요?

헬리비젼 일동 : 그렇죠 (웃음)

두인디 : 제가 알기로는 헬리비젼이 홍대 인디씬에서 술 많이 마시기로 유명한 주당밴드인데 술이 밴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요?

오건웅 :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죠. (웃음)

이태훈 : 그런데 너무 심해요 (웃음)

정지완 : 우리 음악이 살풀이 같은 면이 있어서 사람 내면에 있는 것들을 밖으로 끄집어 내 표출해요. 사실 그런 것들을 제정신으로 하기는 쉽지 않아서 공연 전에 술을 많이 마시고 시작하죠. 그리고 작은 클럽에서 관객들과 서로 마주보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고요.

두인디 : 개인적으로 헬리비젼 공연을 보고 있으면, 빨리 술을 마셔서 밴드와 일체감을 느끼고 싶게 만들어요 (웃음)

오건웅 : 최고의 찬사인데요. 저희 음악의 목표입니다 (웃음)

두인디 : 멤버들이 모두 인디씬의 베테랑들인데 현재 인디씬이 과거와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나요?

정지완 : 전에는 모두들 각자 유명한 외국밴드를 참고 삼아 그 느낌을 따라 하려고만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자신들만의 느낌이나 스타일을 찾고 개성을 만들어내려고 해서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워요.

오건웅 : 밴드들끼리 하는 음악이 달라도 서로 인정해주고 격려하는 성숙함과 포용력이 생겨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두인디 : 궁극적으로 헬리비젼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오건웅 : 이렇게 서로 즐겁게 계속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거죠. 지금처럼.

두인디 : 헬리비젼의 음악으로 큰 돈을 벌거나 명성을 쌓거나 하고 싶지는 않은가요?

정지완 :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을 목표로 저희가 하던 것을 바꾸거나 재미를 희생시키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돈은 벌고 싶습니다 (웃음)

두인디 : LSC페스티벌 이후의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이태훈 : 올 하반기에 새로운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에요. 그게 정규앨범이 될지, EP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아까 말했던 방식으로 작업해 놓은 곡들이 꽤 있거든요.

두인디 :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고요, 영국에서 좋은 시간 보내시고 즐거운 공연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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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자 : Wonsuk Jung (정원석)
번역 : 솔민 (Solmin)
교정 : 이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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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비젼의 영국 투어 날짜 :

5월 2일 : Liverpool, England @ The Fanclub (Liverpool Sound City)
5월 2일 : Liverpool, England @ Mello Mello (Liverpool Sound City)
5월 3일 : Liverpool, England @ Kazimier Gardens (Liverpool Sound City)

리버풀 사운드 시티 : http://www.liverpoolsoundcity.co.uk/

5월 6일 : Glasgow, Scotland @ 13th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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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비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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