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6년 06월 02일 (목)

플레이리스트

BROTHERHOOD FOR JUSTICE

“흩어져 있는 퍼즐의 조각을 모아서 - 2편”

합정과 홍대 거리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 특히 합정역 3번 출구 근처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호텔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출구를 나와 걷다보면 ‘N’ 의류 매장과 별다방 커피점을 지나게 된다. 그 곳을 지나가본 행인이라면 분명 공연장 프리즘 홀의 로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번 6월 플레이리스트는 지난 4월에 예고했던 바와 같이 국내 헤비니스 음악의 공연장과 사운드 엔지니어 그리고 뮤지션을 보다 가깝게 만날 수 있도록 특별편을 준비해봤다. 지난달 글쓴이가 프리즘에서 열린 ‘2016 Brotherhood For Justice’ 공연과 그곳에서 만난 밴드들에 관한 이야기다.


발전하는 사운드: 프리즘 라이브 홀(Prism Live Hall)

국내 헤비니스 음악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공연장이 하나 있다. 바로 ‘프리즘 홀’이다. 프리즘 홀은 매년 꾸준히 국내 헤비니스 뮤지션들과 함께 기획 공연을 해온 바가 있다. 국내 바로크 메탈의 1세대로 알려진 밴드 ‘Zihard’의 기획 공연 ‘Metal Resurrection’도 매 회 프리즘 홀과 함께 해왔으며, 하드 코어 계열의 신인 밴드들과의 기획 공연 또한 꾸준히 열린다.

5월 28일, 글쓴이는 ‘2016 Brotherhood For Justice’를 관람하기 위해 프리즘 홀을 찾았다. 공연장에서 프리즘 홀 ‘이기정’ 매니저를 만나 짧게나마 공연장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현재 프리즘 홀의 사운드 엔지니어는 밴드 ‘블랙 신드롬’의 기타리스트(김재만)가 맡고 있으며 보다 질 좋은 사운드를 관객에게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의 공연은 뮤지션들의 음악을 또렷하고 강렬한 사운드로 느낄 수 있었는데, 프리즘 홀이 매 공연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이런 세심한 노력과 끊임 없는 변화가 바로 프리즘홀이 헤비니스 뮤지션과 리스너를 잇는 공간으로 존재하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노이지(Noeazy)

공기 중에 퍼져있는 미세먼지를 피해 공연장 안으로 들어왔을 땐 4월 플레이리스트에서 소개한 밴드 ‘Noeazy’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단지 그들이 손수 만든 뮤직 비디오를 보았을 뿐, 라이브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10년의 세월동안 만들어온 화합이 라이브 내내 돋보였고 밴드 내의 밝은 분위기가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중간 중간 뮤직비디오에서 노이지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더 긱스(The Geeks)

노이지가 끝나고 곧이어 하드코어 펑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밴드 ‘The Geek’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The Geeks만의 독보적인 매력점인 거친 사운드와 그루브를 즐기는 관객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라이브였다. 이 밴드를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에겐 ‘Still Not In This Alone’ 앨범에 수록된 타이틀 곡 ‘Defining Moments’를 추천한다. 


삼청(Samchung)

세번째론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밴드 ‘Samchung’가 등장했다. 삼청의 러프한 사운드와 관록의 무대 매너가 느껴졌으며, 중간 중간 기타리스트의 테크닉은 눈을 떼지 못할 만큼 화려했다.


컴배티브 포스트(COMBATIVE POST)

이번 6월 플레이 리스트에 참여한 밴드 ‘COMBATIVE POST’가 다음 출연진이었다. 이들이 등장하니 관객들의 열기가 더욱 더 뜨거워졌다. 보컬은 관객들과 마이크를 주고 받으며 밴드와 팬 사이의 환상의 케미를 보여줬다. 컴배티브 포스트는 국내 펑크/하드코어 씬의 유명인사들이 총집합한 밴드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 리스트에서 ‘The Sweeper’를 소개했는데 이 곡은 80년대부터 조금씩 변하고 있는 멜로딕 하드코어의 세심한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미국/유럽과 같은 해외 씬의 멜로딕 하드코어 느낌을 적절히 차용하고 이를 컴배티브 포스트만의 느낌으로 잘 살려낸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밴드 소개 : Vocal - 황규영 (Kyu Young Hwang), Bass - 김정 (Jeong Kim) Guitar - 이일우 (Il Woo Lee), 연제학 (Je Hak Yeon), Drum - 조진만 (Jin Man Cho)


R4-19(알포나인틴)

이번 BROTHERHOOD FOR JUSTICE는 내게 새로운 밴드를 접하게 해줬으니 그들은 바로 ‘알포나인틴!’. 극강의 헤비 그루브 사운드, 극적인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해주는 건반을 통해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와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기타 사운드를 접하는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음악과 함께 격렬히 흔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에이틴 에이프릴(EIGHTEEN APRIL)

6월 플레이리스트에 한 꼭지를 맡아 준 ‘EIGHTEEN APRIL’ 무대가 이어졌다. 에이틴 에이프릴은 국내 멜로딕 메탈코어 계열에서 떠오르는 신예 밴드이다. 플레이리스트에 수록된 싱글 ‘Ocean Aparts’를 들어보자. 굵직한 보컬의 목소리와 섬세한 멜로디라인이 결합되어 에이틴 에이프릴만의 하드코어적인 느낌을 받게 한다. 여느 해외 메탈코어 밴드의 곡 못지않게 퀄리티 높은 사운드는 그들의 결과물을 더더욱 돋보이게 해준다.신예 밴드답지 않은 능숙하게 관객들과 호흡하는 멋진 공연 매너를 보여주었다.

밴드 소개 : Vocal - 김영일(Young Il Kim), Guitar - 김현수 (Hyun Soo Kim), 이재복 (Jae Bok Lee), Drums - 홍성봉 (Sung Bong Hong), Bass - 피승훈 (Seung Hoon P)


과매기(GWAMEGI)

일곱 번째 소개할 밴드는 대한민국 제 2의 도시라고 불리는 ‘부산’ 출신의 하드코어 밴드 ‘Gwamegi’이다. 이번 6월 플레이리스트에서 이들의 노래 ‘Conviction’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햄버거를 먹는 호랑이가 그려진 앨범 표지가 매우 인상적인 표지에 이끌려 음악을 들어보았는데 역시나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이번 BROTHERHOOD 라이브에서도 두 보컬의 쉴새 없이 몰아치는 사운드와 악기 연주에 눈을 뗄 수 없었다. 밴드 과매기를 알게 되는 순간, 당신은 부산을 여행 할만한 충분한 근거가 생긴 셈이다. 이번 여름 휴가는 과매기의 공연에 맞춰 부산에 가는 것은 어떨까라고 권유해 본다.

밴드 소개 : Vocal - 권태균 (Tae Kyun Kwon), 배진수 (Jin Su Bae), Guitar - 김승환 (Seung Hwan Kim),Drums - 이성욱 (Sung Wook Lee), Bass - 박형두[세션] (Hyung Doo Park)


할로우잰(Hollow Jan)

다음은 글쓴이가 정말로 사랑하는 국내 하드코어 스크리모 계열의 밴드 ‘할로우 잰’이다. ‘할로우 잰’은 강렬한 스크리밍으로 리스너의 마음 속에 깊은 잔상을 남긴다. 또한 Fx와 트윈 기타의 연주는 할로우 잰만의 특별한 공간감을 창조한다. 이번 라이브에서는 2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주워져 아쉬웠지만 할로우 잰의 느낌은 충분히 전달받을 수 있었다.


서울 마더스(Seoul Mothers)

28일의 브라더후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밴드는 바로 이번 BROTHERHOOD FOR JUSTICE를 기획하고 주최한 밴드이자 국내 하드코어 계열의 어머니 같은 존재인 ‘서울 마더스’이다. 국내 헤비니스 씬이 서서히 생겨날 무렵, 등장한 1세대 밴드. ‘어머니(서울 마더스)’답게 ‘자식(관객)’들과의 끊임없는 호흡을 보여주며 화려한 무대매너를 선보였다. 서울 마더스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그들의 곡인 ‘No Pain No Gain’을 들어보자.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이 곡을 듣는다면 분명 2017년에도 브라더후드 공연이 개최되길 간절히 소망하게 될 것이다.


파리아(PARIAH)

글쓴이는 비록 2일째 공연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29일에 공연을 펼친 밴드 ‘파리아’가 고맙게도 두인디 플레이리스트에 참여해주었다. 파리아의 ‘Lukas’를 들어보자. 블랙메탈의 극단적인 느낌이 살아있는 속에서도 자신들의 독특한 음악적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국내 헤비니스 씬에서 들을 노래가 없다고 투정을 부릴 수는 없을 것이다. 헤비니스 음악이 막 태동하던 그때와는 달리 현재에는 발 빠르게 음악적 진보를 보여주는 여러 팀들의 결과물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헤비니스 씬은 더욱 더 기대가 되는 씬 중 하나이다. 

밴드 소개 : Vocal - Solwoo, Guitar - 재욱 (Jae Wook), 병희 (Byung Hee), Bass - 진욱 (Jin Wook) Drum - 진만 (Jin Man)


글쓴이는 어렸을 적, 퍼즐 맞추는 놀이를 좋아했다. 완성될 그림을 생각하면서 한 조각 씩 맞추다보면 어느샌가 모든 조각이 들어맞아 단 하나의 멋진 그림으로 전환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조각이 모두 맞춰진 걸 보는 그 순간의 행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나는 점점 그렇게 100조각, 500조각의 퍼즐에 도전했고 그 이후에는 점점 더 작고 많은 조각들로 이루어진 퍼즐을 완성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조각이 작고 많아질수록 혼자서 그림을 완성하는 것은 너무 어려워졌다. 흩어져 있는 퍼즐 조각들을 주워담고 포기하려는 순간, 집에 친구들이 놀러왔다. 어수선하게 놓여진 퍼즐 조각 사이로 엉덩이를 들이밀던 친구들. 순간 단 1개의 조각이라도 잃어버릴까봐 친구들에게 화를 낼 뻔 했다. 하지만 화를 내려던 순간도 잠시, 친구들과 조용히 머리를 맞대고 퍼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각자 부분의 풍경에 집중하면서 퍼즐을 맞췄다. 그렇게 시간은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멋진 단 하나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혼자만의 힘으로 맞추기 힘들었던 그 퍼즐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멋지게 완성된 것이다. 머리 속으로 상상만 할 수 있었던 멋진 그림이 내 눈 앞에 실제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서도 나는 그 순간을 잊지 못했다!

이번 2016 BROTHERHOOD FOR JUSTICE 공연은 국내 헤비니스 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뛰어난 밴드들과 멋진 공연장, 훌륭한 사운드 엔지니어, 마지막으로 함께한 관객들이 모두 모여 만들어 낸 근사한 퍼즐 그림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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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원비
교정 : 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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