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8년 02월 2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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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차트 역주행'이라는 말이 국내 음악시장에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소수의 뮤지션들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 아닌 입소문과 SNS를 통해 다양한 뮤지션들도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되었다는 것에서 반색을 표할 수 있을까.

팬 직캠으로 화제가 되어 차트 역주행의 신화를 쓴 EXID의 '위아래,' 인기 BJ가 불러 화제가 된 신현희와 김루트의 '오빠야,'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 이후 차트 역주행을 한 멜로망스의 '선물' 등 국내에선 다양한 사례가 보여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도 이와 같은 차트 역주행 사례들이 있을까? 물론이다. 가지각색의 계기로 차트 역주행을 한 해외 곡들을 만나보자.

 


무대가 이슈가 되어 역주행한 사례

 

Logic
1-800-273-8255 (feat. Alessia Cara & Khalid)


 

2017년 4월에 발표된 미국 랩퍼 로직 (Logic)의 정규 2집 앨범 'Everybody'의 세번째 트랙 '1-800-273-8255'은 자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곡이며, 트랙의 제목은 미국의 자살방지라이프라인 (NSPL - National Suicide Prevention Lifeline), 한국으로 따지면 '생명의전화' 전화번호이다. 

이 곡은 Logic이 실제로 겪었던 것을 가사에 담아낸 곡이며, 모든 시련과 고난, 그리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 자살이라고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시각을 재조명한 곡이기도 하다. 로직은 본래 무거운 주제들을 많이 다뤄오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었는데, 2017년 MTV UMA 라이브 공연에서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들과 함께 무대를 서게 되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린 무대로 찬사를 받게 되었다.

이후 빌보드 차트 61위로 데뷔한 이 곡은 3주만에 3위까지 상승의 역주행의 신화를 쓰게 되었다. 실제로 이 곡은 자살을 생각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의 사회로의 복귀를 도왔다고 알려지며, 이 곡의 성공과 함께 NSPL으로의 상담전화가 폭주했다고 한다.

 

 

 

떠오르는 음악 장르의 영향을 받아 역주행한 사례

 

Camilla Cabello
Havana (feat. Young Thug)


 

현재 국내에서도 심심찮게 들리는 카밀라 카베요의 ‘Havana.’ 카밀라 카베요는 본래 피프스 하모니(Fifth Harmony)라는 미국의 걸그룹으로 활동하였는데, 탈퇴 후 솔로 활동에 전념하게 된다. 하지만 카밀라 카베요는 기존의 팀이 세계적인 평판을 얻기 직전 탈퇴하여 본인의 인지도와 음악 시장에서의 입지 또한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한 가운데 발표한 첫 솔로 데뷔 싱글 ‘Crying in the Club’은 물론 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줄 기회이긴 하였지만, 판매 부진은 면치 못하였다. 이후 2017년 8월 발매한 ‘Havana’ 또한 발매 당시 미적지근한 반응을 얻고 말았다.

하지만 발매 한 달 뒤인 9월, 10월 사이 이 곡이 차트 급역주행을 하는 기현상이 펼쳐진다. Luis Fonsi의 ‘Despacito’의 흥행과 맞물려 라틴팝 열풍이 부는 가운데 ‘Havana’에서 보여준 카밀라 카베요만의 라틴 사운드와 어우러지는 그녀의 허스키한 보컬이 대중들에게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이후 ‘Havana’는 UK차트 5주 연속 싱글 차트 1위, 빌보드 HOT 100 5주 연속 2위, 그리고 미국 아이튠스 통합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게 되었고, 그 인기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

 

 

 

가사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 역주행한 사례

 

Twenty One Pilots
Stressed Out


 

친한으로도 잘 알려진 미국의 실력파 밴드 트웬티 원 파일럿츠 (Twenty One Pilots). 첫 해외공연 경험 국가가 한국이었던 이 밴드는 첫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를 배웠다. 이후 2015년 5월 “안녕하세요!”로 시작하는 ‘Tear In My Heart’가 타이틀곡으로 담긴 [Blurryface]는 6월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한다.

발매 반년 후인 2016년 초, 빌보드 차트에 익숙한 이름과 앨범 커버가 재등장하는데, [Blurryface]의 수록곡 ‘Stressed Out’이 차트 역주행을 시작한 것이다. [Blurryface]는 대중의 기대에 휘둘리지 않고 밴드 본연의 색깔을 과감하게 담은, 독특함과 새로움이 살아있는 앨범이라는 호평을 받았었다. 하지만 발매 당시 주목받지 못했던 ‘Stressed Out’이 많은 이들을 공감시키는 가사로 뒤늦게 사랑을 얻게 된 것이다.

(좋았던 시간들을 되돌릴 수 있다면/엄마가 자장가를 불러주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어//지금 우린 너무 스트레스받고 있어/우린 괜찮은 척했고 서로 다른 이름을 주고받으며/로켓선을 만들면 저 멀리 날아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저 멀리 우주를 꿈꿨지만 지금 현실은 우리를 비웃을 뿐이지)

등 팍팍한 삶을 사는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전하며 위로를 건네는 이 곡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2016년 1월에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2월에는 싱글 차트 2위를 차지하였다.

 

 

 

리믹스 버전이 화제가 되어 역주행한 사례

 

Mike Posner
I Took A Pill In Ibiza (SeeB remix)


 

리믹스 버전이 당연히 원곡이었을 것으로 생각했던 에디터와 같이 독자들도 리믹스 버전이 훨씬 더 귀에 익을 것이다. 기존의 포크 스타일의 원곡이 노르웨이 출신 프로듀싱 팀 씨비 (SeeB)의 리믹스로 재탄생하며, 귀에 감기는 하우스 풍의 비트로 이후 UK 차트 1위, 빌보드 차트 4위에 올랐다.

'미운오리새끼'에서 박수홍이 고대하던 스페인에 위치한 광란의 파티 섬 '이비자'로 국내에도 이름이 꽤 알려진 곳에서 mike posner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만들어진 곡. 가사에는 이러한 대목이 있다:

(이비자에서 약을 했어 / 아비치에게 내가 쿨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로 posner는 이비자에서 이름 모를 사람에게 받은 알약을 먹은 이후 이 곡을 만들게 되었다고 얘기했다. "단순히 제가 그 곳에서 겪은 일을 표현한 곡일 뿐이에요" 라고 말하는 mike posner와는 달리 광고 효과를 돈독히 봤을법한 이비자는 오히려 사람들이 단순히 관광지인 이비자를 지나치게 마약과 연계해 생각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 있다.

 

 

 

매년 주기적으로 역주행을 하고 있는 사례 (!?)

 

Mariah Carey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매년 특정 계절이나 시기가 되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노래들이 종종 있다. 국내에는 한때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그랬다. 평상시 차트 아래에 위치하던 이 노래가 매년 벚꽃이 필 무렵이 되면 차트 역주행을 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싱글 위주로 자주 발표되고 또한 쉽게 잊히며 휘발성이 강해진 오늘날의 음악 시장 상황과는 맞지 않아 특별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었다.

해외에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못 들어본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이다. 1994년 발표된 이 곡은 발매 시작과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항상 유행하기 시작했지만, 2001년 머라이어 캐리의 <Glitter> 앨범이 흥행에 실패한 이후 이 곡의 인기 또한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2003년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서 올리비아 올슨이 부른 버전이 삽입된 이후,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발매된 지 20년이 지난 오늘, 이 곡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캐럴,'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싱글 9위'에 해당하며,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연속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꾸준히 UK차트 탑 5위안에 진입하고 있다. 발매 23년이 된 작년 2017년에도 11월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빌보드 21위에 진입해, 꾸준히 상승, 9위를 기록하였다.

 


글쓴이: 곽혜민, 조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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