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7년 08월 07일 (월)

기사

캠핑의 성지 자라섬에서 열린 레인보우 아일랜드는 'BEAUTIFUL ESCAPE'라는 슬로건 그 자체였다. 탁 트인 자라섬은 눈이 닿는 곳마다 녹음이 푸르렀고, 강물엔 햇볕이 부서지며 반짝거렸다. 해가 저물면서 분위기는 더 무르익었다. 싱그러운 여름밤 공기와 은은한 조명, 그리고 음악이 한 데 모인 페스티벌이었다.

숲속이나 풀을 잘 활용해 구성한 무대나 전체적인 부스, 축제 콘셉트가 인상적이었다. FOREST REGGAE CLUB과 MIDNIGHT JAZZ & CLUB은 숲속에 무대가 있었다. 자라섬에서 열렸던 다른 페스티벌에서는 흔히 방치되는 공간이었다. 두 스테이지는 특별한 장치나 조명 없이도 분위기를 자아냈다. 화려한 무대 효과를 내세우는 대신 소박함으로 무대를 꾸몄다. 무대 장치로 채우지 못한 빈자리는 나무와 풀, 흙이 채웠다.

공연 외의 이벤트가 다양한 것도 좋았다. 페스티벌의 컨셉이나 라인업만큼이나 기타 이벤트나 부스도 페스티벌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레인보우 아일랜드 2017은 다른 페스티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협찬, 입점 부스 이외의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라이브 공개 라디오 방송, 토크쇼, 맥주 빨리 마시기, 복불복 게임, 향수 만들기 등의 컨텐츠가 다양했다.

레인보우 아일랜드를 비롯한 많은 페스티벌이 가평 자라섬에서 열린다. 가평, 경춘선, 자라섬, 춘천 같은 단어가 체감상 멀게 느껴지지만, 실상 그렇지만도 않다. 상봉에서 지하철로 53분, 용산에서 기차로 55분 정도면 가평에 갈 수 있다. 시외버스나 자가용으로도 한 시간 남짓한 거리다. 가깝지 않다고 생각할 지 몰라도, 무시무시하게 멀지만도 않다. 훌쩍 떠나고 싶을 때 기분 내기에 딱 좋다. 시간이 된다면 축제와 함께 가평수목원, 레일바이크, 닭갈비, 가평 잣막걸리를 즐기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레인보우 아일랜드에서 내세운 것처럼 힐링과 감성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페스티벌이었다. 다채로운 레게와 재즈 기반의 라인업, 주변 환경을 십분 활용한 스테이지, 공연 외에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날이 저물수록 깊어지는 자라섬의 정취까지. 일상에서 벗어나 잠깐 쉬고 싶다면 레인보우 아일랜드로 떠나는 걸 추천해본다.

최고의 무대

에디터 L : FOREST REGGAE CLUB 루드페이퍼

메인스테이지의 모든 공연이 끝나고 레인보우 아일랜드를 밝혀주는 것은 래게스테이지였다. 가장 안쪽에 있는 래게스테이지는 그 어느 곳보다 페스티벌다운 공간이었다. 밤 9시가 되자 루드페이퍼가 레게스테이지에 올라왔다. 미친듯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등장한 루드페이퍼에 관객들은 열광으로 답하며 말랑말랑한 소풍 느낌이었던 레인보우 아일랜드를 한순간에 흥이 넘치는 페스티벌로 만들었다. 공연의 열기는 돗자리족들 조차 일어서서 춤추게 했다. 페스티벌을 가장 페스티벌답게 만들어준 루드페이퍼는 당연히 레인보우 아일랜드 최고의 무대였다.

에디터 K : BEAUTIFUL STAGE 볼빨간 사춘기

볼 빨간 사춘기의 음색은, 초가을 향기가 나는 자라섬과 무척 어울렸다. 나만 안 되는 연애, 반지, You(=I) 등의 히트곡에 사람들은 목청 높여 함께 노래를 불렀다. 걔 중에서도 가장 기억나는 건 역시 우주를 줄게. 특유의 말투로 ‘여러분이 우주를 만들어주세요’라고 한 안지영의 말에 관객들은 핸드폰 플래시를 켠 다음 흔들기 시작했다. 우주라고 하기엔 소박할지 몰라도, 우주를 줄게 노래와 어울리며 자라섬을 반짝이기엔 충분했다.

체감 가격

에디터 L : 55,000원(부족한 라인업을 채워주는 장소와 분위기)

에디터 K : 99,900원(숲 군데군데 있는 독특한 스테이지, 분위기 좋은 자라섬, 다양한 콘텐츠와 뮤지션)


글: 김한솔 

Comments

comments powered by Disq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