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5년 12월 10일 (목)

인터뷰

내가 두인디에 들어오면서 품었던 바람 중 하나는 더 많은 관객에게 주목 받을 자격이 충분한 밴드를 소개할 기회를 갖는 것이었다. 사실 그런 밴드를 소개하는 일은 언제나 자랑스럽지만, 그것이 사우스 카니발이라서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제주도에서 온 밴드인 사우스카니발은 모든 면(매우 열심히 노력하는 것 포함)에서 섬이 가진 영혼을 체현해내는데, 지난 몇년 동안 제주를 대표하는 밴드로서 자리잡았다. 확실히 나는 이제 그들 없이는 제주를 떠올리기 힘들다. 하지만 작은 독립 음악 신과 또 지나치게 홍대를 중심으로 밀집해 있는 실정, 서울까지 올라와 공연할 때 드는 천문학적 비용 등의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이들은 서울을 벗어나면 좋은 음악이 없다라는 한국 대중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두인디 역시 이런 이유로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다.)

사우스카니발이 많은 시간을 행사나 축제에 불려다니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것이 어느 무대였던지간에 나는 그토록 스펙트럼이 넓은 관객을 모두 만족시키고 행복하게 만드는 밴드는 여지껏 보지 못했다. 독특하게 조합된 라틴 리듬(쿠반 살사를 떠올려봐라)과 자메이칸 스카(그 혼섹션을 견뎌낼 사람이 있을까?), 무한긍정의 프론트맨 강경환이 전달하는 색채 있는 제주 방언의 향연은 그것이 주민센터의 아줌마든지, 스카 페스티벌에 참여한 젊은 펑크 팬이든지 간에 모두를 춤추게 만들고 해변에 온 듯한 기분을 떠올리게 한다. 2013년 이들은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2곳의 신인 대회 선정이라는 업적을 달성했고, 2015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메인 스테이지에 초대받아 전국적 평판을 다져갔다. 두인디는 운 좋게도 서울에서 사우스카니발을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잡았다. 가장 예측하기 힘든 장소인 서울 과천 경마장에서 현재 녹음중인 새 앨범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공연, 수도가 아닌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밴드의 입지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 봤다.

# 오늘 아침 제주도에서 서울로 올라오셨는데 날씨나 그런 것은 어떠세요?

경현: 아 너무 춥구요. 올라왔는데 심지어는 콧구멍이 시린 느낌 그런 것 있죠. 제주도에서는 잘 못 느끼는 그런 느낌.

지완: 폐가 차가운.

# 서울 경마장에서 막 공연을 마쳤는데요. 어떠셨나요? 지켜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어요?

경환: 우선 되게 신기하게 보세요. 제주도에서 올라왔다는 것을. 근데 이게 한편으론 좀 서글픈 일이기도 해요. 왜냐면 제주도에도 100만명이라는 인구가 살고 있는 곳이고, 거기에 밴드가 당연히 있는건데 ‘제주도에도 밴드가 있어?’라는 생각이 있다라는 것 자체가...  뭔가 ‘대한민국의 음악시장이 그만큼 좁구나’라는 싶은거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멤버들 중 경마에 돈을 건 사람이 있나요?

경현: 예 그렇죠.

# 이겼어요?

지완: 졌습니다.

경현: 만원씩 걸었어요. 일확천금을 노리고 배팅을 했는데 말이 옆으로 뛰더라구요,  

경환: 190배 이런 걸 걸었으니까 당연히 그렇지. 저희 타이틀 곡이 ‘몬딱도르라’인데 그 뜻이 ‘모두 달리자’거든요. 그래서인지 제주 경마장에서 공연을 많이 해요. 근데 제주도는 조랑말로 경주를 해요.

경현: 되게 귀여워요.

경환: 다리도 짧은 애들이 엎치락뒤치락 하는데, 여기와서 보니까 말 같은 말들이 달리는 걸 보고 좋은 경험하고 있습니다.

# 옆자리에 앉은 멤버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지완: 이 친구는 이름이 고경현이구요. 퍼커션을 하고 있습니다. 콩가하고 코러스를 하고 있고요. 여자친구 없구, 앞으로도 없을거고, 그전에도 없었고. 건담 좋아하구. 연애를 오래 못한 친구들이 보통 그쪽으로 많이 빠지더라구요. 건담, 프라모델, 피규어 뭐 이런 것. 열심히 벌어서 다 거기로 쓰고 있구요. 안타깝구요. 그래도 나름 음악은 또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대신 미래가 안 보이죠.

경환: 소개하라니까 디스를 하네.

지완: 뭐 지금까진 분위기를 띄우려고 그랬던거고, 이 친구는 성격이 되게 좋아요. 성격이 정말 좋아서 막 화를 내거나 예민하게 굴거나 이런 것을 본 적이 없구요. 주변 사람을 엄청 편하게 해줘요.

경환: 엄청 욕을 해서 울려도 다음날 웃으면서 나타나는.

지완: 보고 배우고 싶을 정도로 대단해요. 그런 것이 아주 좋아요.

경현: 제 옆에 있는 분은 강경환이구요. 트럼펫과 보컬 하고 있구요. 저희 팀의 리더구요. 옛날에 제가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되게 많은 도움을... 주진 않았는데. 되게 욕을 많이 하고 ‘그만 둬라, 이거 니 길 아니다, 다른 길 찾아봐라.’ 예 그런 것 이겨내서 다 하고 있구요.

경환: 정말 소질 없었어요.

경현: 인원이 적지 않은 팀인데 되게 잘 운영해주는 진짜 리더예요. 그런 형입니다.

경환: 이 친구는 퍼커션을 치고 있는 석지완입니다. 보통 집에서 보면 바깥일 하는 아버지와 내실을 다지는 어머니가 있잖아요. 제가 보통 비지니스를 담당하면서 공연을 섭외한다던가 하는 일로 주로 바깥에 돌아다니면, 이 친구는 멤버들에게 좀 이렇게 못된 어머니 같은 스타일이예요.

경현: 꼬장꼬장한 시어미니 있죠. 되게 김장철 시어머니 같은.

경환: 옆에서 툭툭 한마디 하면서 계속 ‘연습해라.’ 말하는 스타일이예요. 그래서 멤버들이 처음엔 되게 싫어했었어요. 그런데 결국에는 팀 실력이 계속 좋아지는 것을 보고 뭔가 그런 것도 다 필요하구나라고 느끼게 됐어요. 뭐 그런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친구죠.

경현: 여자친구 없구요. 건담 좋아하구요.

# 공식 사이트와 페이스북에 보시면 멤버 라인업이 9명입니다. 하지만 프로필 사진과 최근 공연에선 10명의 멤버가 보입니다. 다른 두명의 드러머를 갖고 있는건가요? 멤버구성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해주세요.

경환: 저희는 사실 ‘삼인조 밴드입니다’, ‘오인조 밴드입니다’ 이렇게 정형화 시키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최상의 사운드를 라이브 때 재현하자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거든요. 왜 그런 것이 많이 있잖아요. 앨범에서는 정말 화려한 사운드인데 막상 라이브 현장 가보면 그 사운드가 구현이 안돼서 앨범으로만 만족해야하는데 그런... 현장에서는 에너지로 느끼시길 바랍니다라고 말들 하는데 사실 음악을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봐요. 그래서 인원을 앞으로 늘리게 되면 늘렸지 줄일 계획은 없구요. 나중에는 한 40명 정도 돼서 버스 타고 다니면서 공연하는 팀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 카네기홀에서 공연했을 때처럼 대규모 인원으로요. 그래서 인원수는 그렇게 크게 제약을 받지 않구요. 저만 안 바뀌면 됩니다.

경현: 나도 안 바뀔래.

# 밴드 이름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어떻게 짓게 됐어요?

경환: 원래 저희가 피해의식이 엄청나게 강해요. 우린 지방에 있는 뮤지션인데, 항상 보면 서울에서 오면 무조건 잘하는 팀이고,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팀은 실력이 낮다라고 평가를 엄청 하시더라구요. 또 상대적으로 우린 문화적인 혜택을 잘 받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문화의 선봉대가 되자, 선봉대로 나서서 문화사회주의자를 꿈꾸자라는 뜻으로 ‘소셜리즘’ 밴드로 시작했더니 공연 때마다 경찰서 정보과에서 전화가 오더라구요.

# 진짜 와요?

경환: 네. 우리가 어떤 성향의 밴드고 어떤 내용의 공연을 할건지를 확인하는 거예요. 단순히 사회주의라는 밴드의 이름 때문에. 그때 당시가 광우병 촛불집회하고 제주도 해군 강정 기지가 확정됐던 시국이었거든요. 그럴 때 서귀포에서 사회주의 밴드가 나와버리니까 뭔가 그런 오해를 많이 샀어요. 그 이름으로 계속 활동을 하는데 방송이라던가 관급 공연, 행사 라디오에서 제약이 너무 많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소속사를 들어가게 되면서 팀 이름을 바꾸기로 했어요. 보통 스카 밴드들을 보면 ‘스카탈라이츠’, ‘스카플레이’, ‘도쿄스카파라다이스오케스트라’ 이렇게 스카가 들어가더라구요. 그래서 ‘사우-스카-니발’ 이라고 해서 깨알같이 스카도 집어넣고 남쪽에서 하는 축제, 음악을 하자란 의미에서 팀 이름을 짓게 됐습니다. th카입니다 th카.

# 사우스 카니발은 본인들의 음악을 스카, 레게, 재즈, 제주의 향기가 담긴 아프로큐반 음악의 결합으로 음악으로 정의하십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론 라이브 공연에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강한 브라스 세션과 전염성 강한 비트, 살사 스타일의 춤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밴드의 음악을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정의해줄 분이 계신가요?

경환: 섬 음악이죠. 장르 구분이라는 것 자체가 유통사에서 분류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하고 있는 장르를 월드뮤직이라고 구분짓더라구요. 어떤 밴드라도 ‘우리 장르는 이 장르입니다!’라고 한정 짓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아요. 저희는 섬에서 가장 섬 다운 음악을 하자!라고 생각을 해요.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그 향기나 정취 이런 것들을 그대로 음악으로 그려보자는 것이죠. 지금은 아무래도 라틴이라던가 아프로큐반, 스카, 레게 이쪽 음악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꼭 그런 음악만 제주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또 다른 방식으로 제주도를 해석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 같구요. 섬이라는 소재, 제주도라는 소재를 하고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 프론트맨이자 사우스카니발의 리더인 경환씨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펑크 락에 배경이 있고 비보잉도 조금 했었다고 들었는데요?

경환: 13살 때부터 힙합 비보이를 하다가 대학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어요. 그런데 군대를 갔다오니까 춤은 이제 더 이상 안되고, 23살 때 음악을 시작했는데 그때 했던 게 하드코어 펑크였어요. 이모셔널코어 쪽이라고 해서 한국에 보면 할로우젠, 썰틴스텝, 럭스 쪽이랑 같은 신에 있으면서 텐미닛츠레이터라는 팀에서 활동을 쭉 했습니다. 근데 20대 후반에 친구들끼리 사소한 다툼으로 인해서 팀이 해체가 됐는데 ‘이렇게 말도 안되게 20대가 다 날아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내가 다음에 팀을 만들면 ‘무조건 내 의지대로 해야지, 의견 제시하지마!’ 뭐 이런 팀을 만들자 해서 만든 게 사우스카니발입니다.

# 다른 대부분의 밴드와 다르게 제주시에 ‘사우스 카니발 스튜디오'라는 온전한 스튜디오를 갖고 계신대요. 자신들의 기지와 장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작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

경환: 처음에 일단은 롱런하자가 목표였어요. 지금도 물론 마찬가지예요. 락스타 되어 성공하자 하기엔 저희 장르로는 힘들 것 같고, 한평생을 밴드로 살아가자는 목표가 있어요. 40년을 잡았기 때문에 수익으로 지금 당장 내 자신을 꾸미는 것보다는 스튜디오와 연습실을 갖춰놓자, 그러면 당장 아무 곳에서도 불러 주지 않더라도 우리가 녹음하고 연습할 공간이 있겠다란 생각에 거기에 올인 했어요. 저희가 내년 6월에 낼 앨범을 올해 5월부터 준비했거든요. 13개월 정도 기간을 잡고 준비를 해도 다른 부가적인 비용이 들지 않아요. 그런 부분이 좋기 때문에 다른 밴드한테도 적극 추천해요. 행사비나 공연비를 받으면 우선은 먹는 게 아니고 먼저 본인들 장비와 본인들 공간을 확보하는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 라틴 스카 음악에 자신들의 독특한 제주 느낌을 덧대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내셨어요. 게다가 제주 방언을 보컬에 넣기도 하고, 제주도 지도를 앨범 커버에 넣기도 하죠. 이런 것들에 대해 설명을 좀 해주세요. 다른 말로 사우스 카니발이 어떻게 제주를 보여주고 있나요? ‘좀녀이야기’란 노래에서 해녀에게 바치는 노래가 나오는데 어떻게 쓰게 됐어요?

경환: 사실 뭔가 처음부터 제주도를 알리는 사명감을 갖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 저흰 그냥 뮤지션이예요. 홍보대사가 아닌 뮤지션이죠. 제주방언은요, 저희가 가사를 쓸 때 일상생활에서 잘 쓰지 않는 표준어로 쓰다보니까 뭔가 한 5% 정도 부족한 기분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그냥 평상시 쓰는 제주 언어로 써보자는 말이 나왔어요. 집시킹스 사례를 보면 집시킹스가 집시 방언으로 앨범을 낸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다 말렸는데도 불구하고 고집을 부려서 냈는데 1200만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렸거든요. 집시킹스의 좋은 사례도 있기 때문에 해보자라고 해서 했던 거였구요. <좀녀이야기>라는 해녀 헌정 앨범 경우도 저희 외할머니가 해녀셨어요. 해녀로 평생을 살다가 돌아가셨는데, 뭐 해녀를 알려야 돼 그런 사명감도 물론 있지만 그것보다는 저희 할머니가 해녀셨는데 ‘아마’로 불리는 것을 전 원치 않거든요. 2016년 11월에 유네스코에서 해녀를 일본 아마로 부를 것인지 제주 해녀로 부를 것인지 결정나요. 그래서 전 우리 할머니가 그렇게 불리지 않길 바라는 그런 것이었어요. 또 그런 것들 때문에 사우스카니발도 해녀홍보단을 만들어서 내년 상반기 정도에 쿠바를 갈 계획도 갖고 있어요. 거기는 사회주의 국가잖아요. 우리와 정반대에 있는 섬에 가서 당신들이 부르는 ‘콴타나메라’ 노동요가 제주에 있는 ‘너영나영’이랑도 비슷한 맥락이다. 우리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지만 같은 걸 갖고 있다 뭐 이런걸 통해 제주에 있는 해녀를 알리고 싶다는 그런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 2013년은 사우스 카니발에게 분수령과 같은 해였는데요. 단순히 지역 밴드가 전국 밴드가 됐다는 것 외에도 EBS 스페이스 공감,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처음으로 참여했고 K루키즈 선정도 했죠. 밴드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경환: 우선 제주도 안에서도 제주시가 도시고 서귀포시는 제2 도시예요. 저희가 서귀포에서 시작을 했는데 제주에서는 저희가 ‘서귀포 촌 밴드’라고 해서 인정을 안해줬었어요. 제주도 대표 공연이나 행사가 있어도 저희를 안쓰고 무조건 서울에서 데려오고 이랬어요. 그래서 뭔가 마케팅을 다르게 해야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는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진출한 것이 아니라,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바로 서울로 가서 오디션을 본거예요. 근데 생각보다 좀 더 좋은 결과를 낳았어요. 헬로루키 선정되고 다음날 아침 부재중 통화가 정확히 77 통화가 왔었거든요. 제주도에 있는 시청, 도청, 문화예술계, 제주문화예술재단 모든 부분에서 다 전화가 왔어요. 하는 말이 ‘그동안 왜 안 찾아왔냐.’ 이런 것이었어요. 왜냐면 헬로루키에 선정되면 문화관광부에서 후원하거든요. 앨범 제작 지원비를 문광부에서 주는데 산하기관인 문화예술재단 이런 곳에서는 그동안 어떠한 지원도 안해줬기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상황이었던 거죠. 그걸 수습하려고 엄청난 전화가 온거예요. 실제로 관공서들이 많이 혼났어요. 왜 그동안 사우스카니발을 이렇게 안했냐라는 식으로 행정감사 때 도의원들이 질책받고 그런 것이 있었어요. 저희는 그런 상황을 다 보게 된거죠.

사실 제주도 뿐만 아니고 전국에 수많은 로컬 팀이 있어요. 대전에 에이프릴세컨드나 부산의 스카웨이커스 등 전국 수준에 내놔도 손색없는 팀들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 소위 말하는 홍대 밴드와 견주어도 음악적인 실력과 수준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데도, 어떤 지역이라는 가림막에 의해 분명 조금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됨으로써 다른 지역 밴드에게도 ‘봐라! 떠나지 않아도 할 수 있다’라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끝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왜 항상 먼저 시작한 사람이 가는 곳이 기준점이 되잖아요. 그래서 조금 더 욕심을 내서 한 것인데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많이 나와서 요즘은 좀 부담스러워요. 왜냐면 이제 그걸 증명해야 하잖아요. 멤버들이 요즘 머리도 빠지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이슈는 됐는데 이제 음악적인 것을 보여줘야 되는데 들킬까봐. (웃음)

# 공연하러 서울엔 얼마나 자주 오시나요? 10명의 멤버, 매니저, 악기가 왔다갔다 하기엔 힘든 부분이 없나요?

경환: 2013년도에는 비행기 값으로 4천만원을 썼어요. 매니저까지 11명해서 1박2일 비행기값, 숙박비, 식비 딱 세끼 기준하면 2백만원이 들어요. 저희가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서울을 왔다갔다 했는데 13년도엔 한 15번 정도 왔고 지금도 일년에 10회 정도는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요. 근데 아무래도 행사가 많구요. 공연은 저희 연고지가 제주에 있다보니까 서울에서 공연을 하기가 뭔가 두렵기도 한 부분이 있어요. 주로 행사 페스티벌 위주로 다니는 편이예요.

# 서울에서 공연을 마치고 보통 무얼 하세요? 바로 제주도로 돌아가나요?

경환: 보통 공연 때문에 비행기 시간을 못 맞추다보니까 항상 1박2일 체류를 하는데 행사가 주말이니까 숙소 잡는 것이 제일 힘들어요. 방을 잡기가 힘들고 거의 홍대가서 동료 밴드들을 만나서 모임 개념을 하고 다음날 내려가고 그래요. 저희가 제주도에 있으니까 일년에 많아도 2,3번 밖에 못 만나고 하니까 서로 안부도 묻고 하는거죠.

# 이번 여름 새 앨범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는데요. 목표를 달성한 것 같은데 팬들에게 후원 받은 것에 관한 느낌이 어떤가요?

경환: 저희는 단순히 제주 뮤지션이라기보단 제주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가 되고 싶어요. 쿠바 하면 시가, 헤밍웨이, 모히토,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이런 것처럼, 제주 하면 돌하르방, 한라봉, 사우스카니발 이런 것처럼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번 크라우드 펀딩에서 정말 생각치도 못하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가지고 뭔가 점점 그렇게 되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떤 사우스카니발이라는 밴드/뮤지션의 범주가 조금 더 넓어지지 않았나. 따라서 조금 더 책임감을 갖게 되구요.

# 여러가지로 부담이 많이 되겠어요.

경환: 이제 뭐 빼도박도 못하게! 원래 그런거죠 뭐. 뻥을 쳐놓고 그 뻥에 맞춰서 수습하다보면 초인적인 힘이 나오는거고. 하하.

# 새 앨범 발매에서 우리가 무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제작 과정은 다 마무리가 됐나요? 앨범 타이틀은 정해졌나요?

경환: 타이틀은 아직 안나왔구요. 계속 제작하고 있어요. 저희가 스카를 하면서 라틴을 병행했는데 그러니까 음악 제작자 분들이 ‘너네 더 굶는다, 우리나라에서 라틴 진짜 안된다, 그나마 스카로 밀어라’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고 개인적으로 음악이라는게 본질적으로 좋으면 장르는 그렇게 상관이 없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라틴 비율이 거의 8, 90%인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 있습니다.

# 녹음 과정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주세요.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나 도움 받는 것, 새로운 시도 등등.

경환: 일단 녹음이나 작사 작곡은 항상 해왔던대로 저희가 다하고 있는데요. 편곡 부분은 다른 분들에게 부탁도 하고 그러고 있어요. 대한민국 라틴 탑인 ‘로스아미고스’ 쪽에서 편곡을 해주시는 부분도 있고요. 좋은 앨범을 만들자라는 일념 하나로 편곡 부분도 많이 의뢰하고 있고, 아직까진 그렇지 않지만 혹시 연주에서 모자란 부분이 있다고하면 세션까지 기용할 의향까지 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좋은 앨범을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경현: 녹음을 하거나 했을 때 엔지니어를 제가 보통 봐요. 이전부터 하던 게 아니라 밴드 하면서 필요하니까 하는 약간 가내수공업 같은 과정이거든요. 그래서 막 하는데 제가 능숙하지 못해서, 뭐 하나 까딱했는데 트랙이 날라갔다던가, 믹싱을 했는데 뭔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오지 않았던가 하면 뭔가 좀 속상하죠.

지완: 왜 하소연을 해?

경현: 그렇더라구. 그런 걸 뭔가 좀 배우고 싶은데 제주도에 그런 장르를 하는 사람들이 딱히 없어서. 그렇더라구.

# 올해도 거의 끝자락인데요, 2015년에 한국에서 다녔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순간이 있나요?

경환: 펜타포트 메인 스테이지에 선게 제일 기억에 남구요. 그 이유는 대한민국 모든 락페스티벌 역사상 지역 밴드가 메인 스테이지에 선 것은 처음이거든요. 어떤 역사를 썼다라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어요. 무대 규모를 봤을 때 깜짝 놀랐거든요. 그렇게 큰 무대, 큰 음향 시스템, 제주도에 있는 모든 음향 회사를 합쳐도 그 정도가 안 나오는데 그런 것을 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경현: 수원 재즈 페스티벌도 그렇지 않아?

경환: 수원 재즈 페스티벌은 존경하는 코바나라던가 좋아하는 라틴 선생님들과 함께 공연을 해서 좋았죠. 근데 저희가 막 얼어서.

사진 : 김진

# 조금 민감할 수 있지만 지난해 3월 교통사고로 사망한 가장 어린 멤버 김건후씨에 관한 질문입니다. 그가 떠난 이후로 밴드 전체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밴드 음악과 라이브에서 그가 떠난 자리를 메꾸는 일이 어떤 것이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경환: 사실 비중을 많이 차지하던 친구였고, 갑자기.. 갑자기.. 그렇게 되버려서….

경현: 그 친구 발인한 날 저희가 또 공연을 했어요…

경환: (울먹이는) 고생을 되게.. 저희 팀이 처음부터 잘된 것이 아니고... 주위에서 아무도 안된다고 했어요. 니들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음악하려면 서울 가야한다고 했는데... 아니다, 우리는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그때 고생 같이 했었는데, 이제 뭔가 조금 될려고 하니까 가버려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긴 있는데... 음… 뭐.. 어쨌든… 매정하게 그렇게 갔지만…. 저희는 사실... 제주도에서는 밴드를 하려면 서울에서처럼 뭐 ‘건반을 구합니다’라고 공고를 내고 오디션을 하면 몇명이 오고 그런 개념이 아니예요. 저도 트럼펫도 33살에 처음 만져봤고, 브라스를 가위바위보로 정하고, 옥션에서 악기를 사서 유투브 보고 배우는 거예요. 밴드를 하고 싶으면 제주도에는 인적자원이 그만큼 없기 때문에 ‘다 사람이 하는건데!’라고 하면서 그냥 배우는 거예요. 이 친구도 지금 뭐 퍼커션 치고 있지만 트럼펫을 연습하고 있어요. 그니까 뭐 그런 식이다보니까 그 친구가 떠나고 나서도…. 제주에서는 어쨌든 다 만들어야해요. 그러다보니까 더 간절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 한번쯤 서보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 함께 협업 공연을 해보고 싶은 음악가가 있다면?

경환: 저 같은 경우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 3월 1일날 내한하잖아요. 오프닝에 어떻게든 좀 해봤으면 좋겠는데… 물론 뭐 로스아미고스니, 코바나, 정정배 선생님들 딱 계시기 때문에 뭐 저희는 뭐 당연히 티켓팅 해가지고 구경가야겠지만... 그분들이 거의 마지막이시잖아요. 욕심이라면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과 잠깐이라도 그 무대에 발이라도 한번 담아봤으면 하는. 그리고 국내에서는 코바나랑 로스아미고스와 함께 공연하고 싶다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지완: 나는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우리가 오래 할 생각 가지고 밴드하는거니까 한 30년 있다가 가요무대에 한번 서보고 싶어. 거기서 섰다는 거는 진짜 오래했다는거거든. 어느 정도 반은 성공한.

경현: 글쎄요… 이게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락밴드를 해왔어서 펜타포트랑 스페이스 공감 이런 걸 해봤으면 좋겠다 이랬었는데 그걸 이뤄버려가지고. 그 다음 이제 무슨 꿈을 가져야할지…

경환: 그만둬. 이제 이뤘으면.

(전원 폭소)

경현: 즐거웠습니다!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경환: 다 이뤘으면 그만둬. 이제. 음악에 소질도 없는 것 같은데.

# 초능력이 생길 수 있다면 무슨 능력을 갖고 싶고 그걸로 뭘 하고 싶으신가요?

경환: 저는 점퍼 능력이요. 영화 ‘점퍼’에 나오는 능력으로 은행을 털고 음악을 그만두는 것. 그니까 행사를 안 다니는! 내가 공연하고 싶을 때 공연하고, 내가 200억을 드릴테니까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선생님들 저희 집 정원에서 함께 공연하면서 잼하면서 노시죠! 이런 것 하고 싶죠. 경마장 이런 행사 안하고. 지지난주에 공연왔을 때 공연 하나 끝나고 경마에 배팅 하면서 당첨되면 다음 공연이고 뭐고 그냥 내려가자 그런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경현: 그런데 말을 그런 거에다 걸면 어떻게 해.

지완: 190배 그런 거에다 걸었으니까 그렇지.

경현: 저는 일주일 정도 미래 앞을 봐서 복권번호 하나만.

경환: 결국 복권이야.

지완: 저는 날고 싶어요. 날아서 가고 싶은데 다 가고 싶어요. 히어로물 너무 좋아해서 슈퍼맨이 제일 부러워요.

경현: 아이언맨 봐. 지가 만들어서 날라다니잖아.

지완: 만들기는 번거롭다고.

경환: 내가 점퍼가 되서 그 아이언맨 만들 수 있는 돈을 줄게.

# 크리스마스 이브날 제주도에서 무료 공연을 연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멋진 게스트와 깜짝 놀랄만한 이벤트를 준비 중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게 된 계기와 그날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왜 우리가 한반도를 떠나 제주로 내려와야만 하는지 이야기해주세요.

경환: 단독공연은 저희가 일년에 딱 한번 밖에 안해요. 작년에도 12월 24일에 했었고 이번에도 12월 24일에 하는데, 보통 밴드들이 클럽에서 공연하면 1만원, 2만원인데 단독공연할 땐 4만4천원, 5만원 이렇게 받잖아요. 근데 저희는 행사를 많이 하는 편이예요. 그래서 행사에서 번 돈을 팬들에게 돌려주자란 의미에서 무료 공연을 하고 있어요. 게스트도 서울에서 고고스타를 데려오고, 또 공연이 400석인데 상품을 100개를 준비해요. 진심으로.

경현: 진짜로.

경환: 못 받으면 정말 그 사람은 운이 없는거고. 400명 중에 상품을 100개를 주는데 뭐 거의 다 주는 급인거고. 뮤지션의 공연을 팬들이 보러오는 개념보다는, 일년을 마무리하면서 우리 팬들에게 우리가 이런 것들을 준비했고, 앞으로 이런 것을 할거라고 보여주고, 선물도  나눠주고 ‘이렇게 해서 앞으로 더 돈독해집시다. 다른 팀 좋아하지 마세요.’ 뭐 요런 정신교육에 들어가는거죠.

# 끝으로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합니다.

경환: 아 또 하나 있어요. 저희는 오직 단독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을 이벤트로 보여드려요. 작년에는 가발까지 다 하고 에이씨디씨 백인블랙, 럭스의 펑크 이런 것도 하고. 이번에도 또 많이 준비돼있습니다.

지완: 열심히 연습하겠습니다.

경환: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는 제주에 연고를 두고 있는 대한민국 밴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제주도 밴드다, 지역 밴드다 이렇게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구요. 저희 내년 목표가 서울에서 단독공연하는 것이기 때문에 꼭 그 부분은 두인디에서 해줄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현: 저희는 특산품 같은 밴드구요.

경환: 그런 것 하지말라고 내가 방금 그랬잖아! 대한민국 밴드라고.

경현: 특산품 같은 밴드구요. 저희 단독 공연 꼭 보러오시구요. 재밌는 것 많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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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자: 임도연 & Rock N Rose
영어 번역: Patrick & 임도연 
교정: 임도연

http://www.doindie.co.kr/events/sound-bridge-seoul

일시 : 6월 17일 토요일 18:00
장소 :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현매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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