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5년 06월 21일 (일)

인터뷰

가끔 당신은 공연장에서 당신의 공연 전 기분과 상관없이 무조건 춤을 추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밴드를 발견하곤 한다. 아주 흥겹고 신나는 기운을 불러일으키는일렉트로닉 팝 락을 선보이는 밴드 후후는 단연 그러한 밴드라고 할 수 있다. 첫 정규앨범 녹음을 위해 잠시 라이브 활동을 중단했던 후후는 얼마 전 신에 귀환했으며 5월 15일, 브이홀을 꽉 채운 관객들 앞에서 앨범 발매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인디는 보컬/기타의 준용과, 베이스 요한, 드럼 진철, 신스 영광과 함께 둘러앉아 이야기 할 기회가 생겼다. 그들의 음악, 기대를 한껏 받았던 새 앨범, 밴드의 향후 모습 그리고 처참했던 배낭여행 스토리까지 다양한 주제를 나눴다. 기사를 읽어보고 음악 외 이들의 모습을 잘 알아보시라. 또한 ‘금사빠’ 후후에 폭 빠질 준비를 하길 바란다.

춤추며 락을 즐기자. 누구랑? 후후랑!

# 먼저 각자 멤버를 한명씩 소개해주세요.

요한 : 준용이는 후후의 얼굴이자 멋진 준용이에요. 저희 팀에서 작곡에서 힘을 많이 쓰고 있고 천재이에요. 저희 팀의 중심을 맡고있어요. 기타를 진짜 잘 쳐요.

준용 : 영광이형은 먹는 걸 좋아합니다. 사탕, 과자 이런 것들을 좋아하고 치킨무도 좋아하고 피클, 케첩도 좋아해요. 뒤늦게 밴드에 합류해서 활동하고 있는데 열심히 해주고 함께 재밌는 것들을 같이 하고 있죠.

영광 : 진철이형은 드럼을 치고 있고 어린 친구들의 속내를 듣고 상담을 잘해주는 스펀지 같은 존재예요. 충돌이 일어날 때마다 든든하게 해결해주는 그런 맏형이에요. 드럼도 굉장히 잘치고 밴드에서 드러머이자 로드 매니저입니다.

진철 : 요한이는 후후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어요. 이름은 성스럽지만 반대적 성향을 가진 친구이구요. 저 친구 때문에 제가 많이 타락을 했어요. 몹쓸 것도 많이 배우고. 요한이는 후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요. 항상 발벗고 뛰어가서 일을 해결합니다. 베이스도 잘치고 사진을 찍으면 이목구비가 뚜렷해 제일 잘나와요.

# 3년의 활동 기간 EP가 한 개, 싱글 한 개가 있었어요. 정규 앨범을 오래 준비하셨는데 그만큼 의미가 클 것 같아요.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준용 : 일단 멤버가 교체되는 일이 있었구요. 후후는 2012년 3월에 만들어졌어요. 다른 팀들을 보면 준비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정규앨범을 내는데 7,8년이 걸린 팀들도 있어요. 이렇게 봤을때는 그렇게 오래 걸린 것 같지는 않아요. 작년부터는 일부러 공연을 안하고 앨범 작업에 집중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열심히 한 만큼 재밌는 앨범이 나온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 이번 정규1집 녹음 작업은 EP나 싱글과 비교했을 때 느낌이 어떻게 달랐나요?

준용 : 일단 기본적으로 곡수도 많다보니깐 이렇게 녹음을 오래한 적이 처음이었어요. 한 두달 정도 걸렸는데 거의 녹음실에서 살다시피하면서 작업했어요. 그리고 앨범의 전체적인 부분과 곡의 구성 등 신경써야 할 일이 정말 많았어요.

요한 : 믹싱할 때 다들 달라 붙어서 작업했어요. 집중해서 들어보시면 굉장히 다채로운 요소들이 들어가있다는 것을 아실거예요. 서로의 의견을 듣고 각자 아이디어를 내놓는 등 많은 노력을 해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앨범이 나온 것 같아요. 또한 녹음을 하면서 멤버의 개인적인 음악 역량도 많이 발전된 것 같아요.

# 초반에 공연 활동을 많이 하셨잖아요. 앨범 작업을 하면서 갑자기 공연 횟수가 줄어졌는데, 공연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었나요?

준용 : 엄청나게 많았죠. 사실 지금도 매주 3번씩 공연을 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되다 보니깐 몸이 근질근질할 때가 많죠. 옛날에는 일주일에 공연을 가장 많이 했었을 때가 6번이였어요. 클럽이 문을 닫는 월요일 빼고 화수목금토일 다 했었어요. 하루에 2번 한적도 있었구요. 그렇게 공연을 하다가 갑자기 안했을 때는 주말에 뭘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요한 : 공연하다가 갑자기 안했을때 서로 카톡으로 '우리 뭐하지?' 이렇게 물어보고. 그때 약간 일자리를 잃은 백수의 느낌이 들었었어요.

# 신디 멤버를 2번 교체했는데 어려운 점이 없었나요?

준용 : 사실 멤버 교체는 1번이었고 중간에 세션으로 도와줬던 친구가 있었죠. 기존에 했던 것을 다시 연습을 해서 맞춰야되는데 곡수가 적지도 않으니까 그 점이 힘들었을거예요. 그 외적으로는 저희 멤버들 성격이 다 잘어울리는 편이라 없었던 것 같아요.

# 노래나 가사에 대한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요?

준용 : 딱히 구체적으로 어느 곳에서 영감을 받는다기보단 그냥 사람들한테서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아는 사람일 수도 있고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고. 살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 등을 가사로 담고 대부분은 여자예요. 아 그리고 이번 앨범의 수록곡 'Aviation'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소설 <갈매기의 꿈>에서 영감 받아 만들었습니다.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래나 의미가 있는 노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진철 : 저는 좀 늦게 들어온 드러머예요. 거의 시작할 때부터 같이 했지만, 초창기 2달 동안은 다른 드러머가 있었어요. 전 드러머가 그만두기로 하고 제가 도와주기로 했는데 요한이가 공연을 보러 오라고 했어요. 그때 처음 후후의 공연을 봤는데 그 모습이 좋아서 멤버가 되고 싶다고 말했어요. 제가 처음 봤던 후후의 모습이 1번 트랙 ‘Sincerely Yours’와 가장 닮아있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예전에 느꼈던 후후의 모습과 비슷한 노래라 정이 많이 갑니다. 저는 원래 공연을 볼 때 앉아서 보는 편인데 후후의 공연을 보면서 저절로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당시 군대 다녀온 지 얼마 안됐고 딱히 할 것도 없는 시절이라 후후랑 꼭 함께 하고 싶었어요.

영광 : 저는 ‘meteorite’라는 곡을 좋아합니다. 이 노래는 저희 앨범 중에 가장 템포가 느린 곡이예요. 제가 원래 가요 쪽에 관심이 많아서 훅이 들어가있고 라인이 좋은 노래를 좋아했었는데, 이 노래는 그런 노래보다 더 멋진 느낌이 들어요.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이 담겨져 있고, 음악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요.

준용 : 저는 다 좋아요. 꼭 하나 뽑자면 'CityLight'라는 노래가 좋은데 원래 이 곡을 타이틀로 할려고 했어요. 근데 사람들이 듣는 귀가 없더라고요. (웃음) 근데 이번 앨범 수록곡은 다 열심히 만든 노래들이라 진짜 다 좋아요!

# 영어 가사를 만드는 것이 더 편한 건가요? 한국어로 된 노래를 쓸 생각은 없나요?

준용 :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란 음악이 영어 노래였고, 제가 어릴 때 해외생활을 좀 하다보니까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영어로 된 가사로 노래를 만들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노래 부를 때 영어가 더 편한 것도 있어요. 또 후후를 장기적으로 봤을때도 한국에서만 활동할 생각이 있는 건 아니거든요. 뭐 분명히 나중에 이점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한국어 발음이 구려가지고...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도 사람들이 몰라요. 그것도 영어로 부른 줄 알아요. 하하.

요한 : 예전에 노래를 한국어 가사로 바꿔 불러본 적이 있어요. 몇 년 전에 지금은 돌아가신 밴드 들국화의 드럼 선배님을 알게 되었어요. 그분에게 저희가 밴드한다고 말하니까 앨범을 만들면 가져오라고 하셨어요. 데모 앨범을 만든 다음 가져가서 들려드렸는데 들으시고 뭐라고 하시는거예요. 왜 다 영어 가사냐면서요. 좋지 않냐고 했더니 한국어 가사로 바꿔보라시더라구요. 그래서 ‘Dance in the rain’을 잠깐 한국어 가사로 바꾸고 불렀었는데… 영어 가사로 부를 때랑 느낌은 같은데 듣는 사람들은 좀..

준용 : 아니야 달라. 졸라 이상해.

요한 : 아무튼.. 그렇게 하다보니 우리는 영어와 좀 더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철 : 못 듣겠더라고요. 아니 진짜 못 듣겠더라고요! 우리가 그때 'ByeBye’랑 'Dance in the rain' 을 바꿨나?

준용 : 그런 얘기하지마! 찾아본단 말이야…

요한 : 영상이 있어. 어딘가에 있어. 어쨌든 준용이 발음은 영어가 더 잘 어울려요.

준용 : 한국어로 노래했는데 사람들이 다 영어로 했냐고 그래.. 다..

#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 앨범 발매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났는데 그것에 관한 소감은?

요한 : 사람들을 마주하는 것, 뭔가 준비된 자리에서 만난 것이 오랜만이에요. 그래서 올라가기 전에 엄청 떨렸어요. 막상 올라가선 잘 기억이 안나네요. 이렇게 떨렸던 적은 처음인 것 같아요. 생애 첫 정규 1집을 낸 것도 그렇고요. 정신이 없고 실감이 안났어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공연이었어요.

준용 : 공연을 너무 오랜만에 하다보니까 얼떨떨한 상태로 시작한 것 같아요. 쫄아서 초반에 약간 산으로 같는데.. (웃음) 진짜 정말 재밌었어요. 앨범을 내고나서 바뀐 편곡과 소리로 처음으로 하는 공연인 만큼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재밌었어요. '4/10'이라는 노래를 할 때 제가 폴매카트니 공연에서 감동 받았던 핸드폰 플레쉬로 하는 관객 퍼포먼스를 유도했는데, 사람들이 선뜻 해주더라고요. 무대에서 봤을 때 엄청나게 멋있었어요.

진철 : 항상 클럽 공연을 하다보면은 저희만의 대기실도 없고, 준비하는 시간도 없어서 빨리 하고 바로 나오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회사가 공연 준비를 도와줬고, 대기실이있고, 저희만의 무대를 쓴다는 것이 정말 흐뭇하더라고요.

영광 : 저는 뒤늦게 합류한 멤버라 그동안 다른 멤버들에 맞춰서 쫓아가다시피 연습을 했어요. 그래서 공연을 즐기보다는 잘 맞춰줘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었구요. 이번 쇼케이스 때 초반에는 많이 긴장을 했다가 한 두세곡쯤 되니까 진짜 재밌고 신나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저도 같이 놀기도 했어요. 이번에 사실 저는 좀 문화충격을 받았거든요. 사람들이 갑자기 막 돌고 난리인거예요. 오우.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사람들이 다치지는 않을까 그런 걱정이 들었어요. 근데 무대에서 보니깐 사람들이 쓰러지거나 넘어지면 잡아주더라고요. 다 모르는 사람들인지 아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요한 : 쇼케이스를 마치고 받는 피드백이 있잖아요. 그날 입은 옷이 예뻐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다들 영광이가 예뻤다고 말하더라구요. 대체 뭔말인가 해서 공연 영상이랑 사진들을 찾아봤는데... 예쁘더라고요. 후후를 잘 몰랐던 사람이 ‘멤버가 세명 아니었어. 걔는 누구야?’ 이렇게 물어보는데 ‘우리 멤버야’라고 말하니까 예쁘다고 말해주니까 자랑스럽더라구요.

진철 : 쇼케이스 이후로 영광이가 팬이 진짜 많아진 것 같에요. 그날 흰 티에 검정 바지를 입었는데 와 진짜 어떻게 저렇게 예쁘게 나오지. 신의 한수였어.

영광 : 그 날 진철이형이 또 화장품을 좋은 걸 들고 와서.

진철 : 동생의 액체로 된 에스티로더 파우더가 있어요. 동생이 비싸다고 쓰지 말랬는데 그냥 훔쳐 나왔어요. 영광이한테 이거 한번 발라보라고 줬더니 애가 완전 하얘진거에요.

요한 : 그게 제일 컸던 것 같에요.     

# 몇 년 전 안산 페스티벌에서 늦은 공연을 했었죠. 올해 펜타포트에서 바라거나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준용 : 늘 그랬듯이 짧은 시간이겠지만... 한 3,40분 되겠지만 그 순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좋겠어요.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이랑 새로운 느낌으로 즐겁게 맞춰졌으면 좋겠어요. 아마 날씨도 좋을테고요.

요한 : 예전에는 공연할 때 신인밴드 후후였다면 지금은 1집 가수 후후잖아요. (웃음) 인지도도 좀 더 높아지지 않을까요.

#  후후는 정말 충실한 팬 무리를 보유하고 있죠. 거의 모든 공연에서 와서 다른 청중들의 활기를 돋궈줘요. 무대에서도 역시 그 에너지를 느끼나요?

준용 : 몇 사람들이 있는데.. 정말 특이한 분들이 있어요. 그 팬분들이 오냐 안오냐에 따라서 공연장 분위기가 달라져요.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 진철이형보다 그 분들이 더 많이 나와요.

진철 : 맥도날드의 후렌치후라이 코스플레이 옷을 만들어서 셋이 입고 와요. 그 분들이 선동하는 거에요. 슬램도 주도하고. 그 친구들이 오면 정말 특별해요.

준용 : 엎드려서 큰절을 해야되요 고맙다고. 진짜 웃긴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제 중학교 동창이 처음으로 후후 공연을 보러 온 적이 있었어요. 홍대 공연 자체가 처음인 친구였는데 공연 끝나고 이렇게 연락이 왔어요. "쟤네는 왜 자꾸 부딪쳐?"

요한 : 사실 무대에서 공연을 하다보면 조명 때문에 아래가 잘 보이지 않아요. 앞쪽 조명이 좀 어두워지면 그때 팬들이 노는게 보여요. 그럼 저도 같이 흥분되고 더 신나게 공연을 하게 되는 것이 있어요. 그래서 앞에서 신나게 즐기는 팬들이 정말 고마워요.

# 밴드 후후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를 골라주시고, 그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요한 : 후후 어플리케이션 말고 밴드 후후. 최근에 인터넷에서 후후를 검색했는데 한글로 치니깐 후후라는 스팸전화 차단 어플이 먼저 나오는거에요. 영어로 쳐야지 저희가 먼저 나와요.

준용 : 그거 진짜 잘나가. 그거 짱이래.

진철 : 저도 한번 써볼려고.

준용 : 안돼! 쓰지마. 그래도 자존심이 있지.

영광 : 금사빠?? 제 친구들이 이런 공연을 와본 적이 한번도 없어요. 제가 밴드를 하는 것에 놀라는 친구들도 많아요. 그 친구들이 앨범을 들어보더니 ‘이 노래들을 라이브로 할 수 있다고?’하면서 의심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오라고 하면 한번 보고 다 팬이 돼서 가요. 그래서 ‘금사빠!’

요한 : ‘댄스락’. 그리고 후후 어플말고 후후. 진짜 제가 검색하다가 속이 상해가지고... 좀 더 유명해지면 후후 어플말고 후후가 나오겠죠?

# 준용씨는 <4.16(THU) REMEMBER : 세월호 잊지않겠습니다> 공연을 했었는데 왜 공연을 혼자 하셨나요? 세월호 추모 공연에 대한 생각은 어때요?

준용 : 제가 관심이 많고요. 저는 사람마다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고고스2 매니저랑 친한데 술을 먹다가 공연을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했어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그러고 나중에 공연 잡았으니까 하면 된다는 연락이 왔어요. 클럽 3개가 연합해 공연을 했는데 조용한 어쿠스틱 분위기로 하자고 해서 혼자 하게 되었고요. 저는 예술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봤자 할 수 있는 것은 크지 않지만, 할 수 있는 것은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열심히 하고 싶어요.

# 밴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진철 : 제일 함께 하고 싶었던 밴드니깐 힘들다고 느껴지지가 않아요. 힘들었던 것도 다 과정이고 고되다는 느낌이 없어요. 제가 후후 멤버이고, 후후에서 드럼을 치고있는 그 자체가 즐겁고 특별해요.

요한 : 저희 밴드는 사람이 4명이고 성격이나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르잖아요. 저희도 부딪칠 때는 스파크가 많이 나요. 하지만 결국 저희의 목표는 하나예요. 밴드로 잘 되고 싶다는 것. 그리고 제가 봤을 때 음악적으로도 멤버들은 다 완벽한 프로예요. 같이 음악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합주도 재밌고 공연은 더 재밌고. 너무 모범적인 답안이지만 진심이에요.

준용 : 밴드랑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너무 행복해요.

영광 : 좋았던 순간이 훨씬 많았던 것 같아요. 정규앨범을 진짜 열심히 준비했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도 있었지만 다 현명하게 대처해 온 것 같아요. 공연할 때 , 합주할 때, 심지어 밥 같이 먹을 때도 즐거워요. 저희만의 소규모 그룹을 만든 느낌이고,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느껴져요. 저는 어릴 때부터 이사를 많이 다녀서 뿌리 깊은 친구가 몇 명 없는데, 밴드 멤버들과 일을 하는 것인데도 이 정도의 교류가 있을 정도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 인도 배낭여행을 가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준용 : 자 영광이 얘기해.

영광 : 저는 인도에서 제가 아주 싫어하는 불법 체류자의 신분이 되었어요. 비자 기간을 잘못 알아서요.

준용 : 저희 잘못은 아니고요. 대리로 해주는 곳에서 날짜를 잘못한 거에요. 돌아오는데 비자기간이 지난거죠. 그날 저희랑 같이 있었으면 괜찮았을텐데 비행기표를 각자 따로 끊었어요. 그래서 혼자 떨어졌는데 공항에서 붙잡힌 거예요. 불법체류자라고. 테러리스트 아니냐고.

영광 : 영화 보면 어디 들어가서 조사 받는데 있잖아요. 거길 데려가서 사람들이 혹시 테러리스트 아니냐고 질문을 한 10가지를 하는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한 9개를 다 대답했어요. 영어가 잘 안들리는데도 그냥 대충 넘어가더라고요. 근데 열 번째 질문을 하는데 도저히 못 알아듣겠는 거에요.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어요.

진철 : 그게 뭐였는데?

영광 : 모른다고.

진철 : 아니 그래서 뭐였는데?

영광 : 몰라! 아직도 몰라요. 저도 아직도 그게 궁금해요. 근데 이해를 못해서 대답을 못했어요. 모르겠어서 ‘I don’t know.’ 이렇게 말했더니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거에요. 아마 진짜 중요한 질문이였나봐요. 계속 그렇게 있다가 아시아나항공 찾아가서 부탁을 했어요. 한국사람 찾아달라고. 도와달라고. 저 진짜로 그날 울었어요. 거기서 대화 통하는 사람도 없고... 탑승 수속하는 곳에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제가 한국말로 '한국사람 없어요???!!!'라며 소리를 쳤어요. 웃긴게 한국 사람은 바로 티가 나요. 어디서 나냐면 제가 한국말로 ‘도와주세요’라고 소리를 지르면 중국 사람이랑 일본 사람은 저를 쳐다봐요. 근데 한국 사람들은 고개를 돌려요. (일동웃음) 말을 알아듣잖아요. 저 사람이랑 엮이면 안되겠다는 뭐 그런 생각을 하나봐요. 아무튼 그래서 고개를 제일 빨리 돌렸던 사람한테 가서 부탁했어요. 제가 그때 눈물이 눈가에 고여있으니까 그 사람도 저를 보고 안쓰러웠나봐요.

진철 : 한국사람 맞았어?

영광 : 맞았어요! 부산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우선 벌금도 물어주고. 전 그때 전화를 하고 싶었는데 현금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전 체크카드 말고 신용카드만 들고 있었어요. 현금인출이 외국에서도 되는 줄 알았는데 안되더라구요. 부모님에게 지금 문제가 생겼다고 전화를 해야하는데 돈이 없잖아요. 일단 무작정 가서 전화를 걸려고 했는데 저를 지키는 사람이 끝까지 쫓아오더라구요. 비자 검사 받는 조사실까지 쫓아와서 같이 서있었어요. 저 도망가면 안된다면서요. 진짜 눈물났어요.

준용 : 이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저희는 몰랐어요. 저랑 요한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델리에서 비행기를 같이 타야하는데 영광이 안보이는거예요. 연착이 엄청되고.

영광 : 저 때문에. 하하.

# 지금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웃기긴한데 그때가 얼마나 심각했을까요.

영광 :  진짜 심각했어요. 지금 제 여권에 불법체류자라고 적혀있어요. 근데 직원도 진짜 웃겼어요. 현지 아시아나 직원이 있는데 저한테 한국말로 '돈도 없이 왔어요~?' 이렇게 놀리는 거에요.

준용 : 돈도 없써요~~?

요한 : 돈도 없써요~~?

영광 : 인도 사람이 저한테 '돈도 없어요~~ 쾐차나요~' 이렇게 어깨동무도 하고.. 집에 갈 수 있다고 괜찮다고 얘기해 주더라고요. 아 그리고 제가 또 뉴델리에서 가방을 잃어버렸어요. 짐을 찾아달라고 하니깐 사람들이 찾을 수 있다고 좋게 얘기하더라구요. 근데 계속 처리를 안해줘서 제가 화를 냈더니 그제서야 처리해 주더라고요. 그것 때문에 비행기를 갈아타야되는데 한 시간을 잡아먹은 거에요. 그렇게 갔더니 비행기 티켓 시간이 지났다고 하고, 또 좀 나가니깐 불법체류자라고..

준용 : 짐도 없써요~? 진짜 수상하다.

영광 : 그니깐요. 얼굴에 수염도 나고 자다 일어나서 머리도 엉망이고... 또  한국 들어가면 겨울이라서 긴팔을 입고 있었거든요. 사람들은 다 반팔 입는데. 완전 거지꼴로 다녔어요. 무슨 생각까지 했었냐면 들고 있는 선글라스나 돈이 되는 물건들이라도 팔아서 벌금을 낼까 했어요. (웃음) 그래도 재밌었어요.

요한 : 재밌었써요?

영광 : 그래도 또 가고 싶어요. 거기 해변이 정말 좋았어요. 한국 해변은 관광지로 잘해놔서 인위적인 느낌이 있지만 인도는 자연 그대로예요. 정말 편하고 좋더라고요. 요한이랑 준용이는 술을 좋아하거든요. 둘이 술먹고 노는데 저는 술을 안 좋아해서 저녁만 되면 할 일이 없는거죠. 혼자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진짜 재밌는 여행이었어요. 처음에는 가기 싫었고 한국 도착했을 때는 다시는 안 간다고 얘기를 했지만 지금은 또 가고 싶네요.

요한 : 진철이형이 먼저 한국에 가고 셋이서 다시 해변가에 갔어요. 제가 밤에 해변가에 갔는데 완전 깜깜한데 뭐가 지나길래 일단 밟았거든요. 보니까 게 한 마리를 잡은 거에요. 좀 큰 게였어요. 숙소에 돌아서 게 잡았다고 자랑하니까 영광이가 갑자기 불 피울 준비를 하더라고요. 게를 먹자고. 전 그냥 놔주자고 했는데 결국 혼자서 게를 삶아 먹었어요. 쪽쪽 빨아서.

영광 : 맛있었어.

# 홍대 클럽 그리고 국내 락 페스티벌의 공연 경험이 많으신데 이 외에 다른 꼭 하고 싶은 공연이나 무대가 있으신지?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 해외 투어 계획이 있나요?

준용 : 저는 더 큰 공연장, 더 새로운 사람들이랑 같이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해외공연은 지금 잡힌 것은 없는데 내년 정도에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올해는 앨범 냈으니 국내 활동에 집중할 것이고 내년에는 좀 더 멀리 바라보고 활동할 거예요.

요한 : 옛날에 글래스톤베리에서 아티스트로 무대를 썼던 꿈을 꿨었는데, 그 꿈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준용 : 열심히 하다보면 거기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좋은 무대도 갈 수 있겠죠.

진철 : 저는 미국에서 하는 토크쇼. 이름이 뭐지? 어떤 할아버지가 진행하는 거. 뮤지션들이 나와서 인터뷰하고 공연하고.. 아! 레터맨쇼에도 나가고 싶어요.

# 앞으로 5년간 이루고 싶은 목표는?

준용 : 5년이면 몇 살이지? 진철이형은 큰일났네. 장가 가서 애도 있을 수 있어.

진철 : 빠른 노래를 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지금도 좀 힘든데…

준용 : 저는 5년 후에도 저는 계속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할꺼에요. 장수밴드. 개인적으로 장수하고 싶어요.

요한 : 지금까지 밴드하면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처음 밴드를 시작했을 때 꿈꿔왔던 것들이 하나하나 실현되지 않았을까요.

진철 :  정규 앨범 3장. 3집 가수가 되지 않았을까.

요한 : 우리 10집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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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자 : 임도연, 최일화, 신수미 (Jamie Gilbert)
영어 번역: Patrick Connor
교정 : 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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